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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숭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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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는 숭고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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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5년 03월 13일
쪽수, 무게, 크기 324쪽 | 546g | 153*224*20mm
ISBN13 9791186256022
ISBN10 1186256028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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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수뗑이   평점4점
  •  소멸되는 것들의 모든 아름다움
  •  특이사항 : 교양 인문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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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리처드 클라인(Richard Klein)
리처드 클라인은 1941년에 태어났으며, 미국 코넬 대학교 불문학과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는 『담배는 숭고하다』를 통해 담배의 미(美)를 다각도로 고찰하고 있다. 이 책은 담배에 관한 최초의 종합적 비평서라고 할 수 있는데, 담배를 다룬 기존의 책들이 역사적 기원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 정도를 단순히 분석하는 데 그쳤다면 리처드 클라인은 이 책을 통해 문학과 철학, 정신분석학 등 광범위한 영역에 걸쳐서 담배와 흡연을 해부하고 있다.
이 책의 제목 『담배는 숭고하다』에서 ‘숭고하다’는 표현은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에게서 빌려온 것이다. 칸트는 부정적인 경험, 충격, 봉쇄, 죽음 등 순간순간의 형태들을 포함하는 심미적인 만족을 일컬어 ‘숭고’라고 부르고 있다. ‘왜 사람들은 맛도 씁쓸하고 결국에는 병이 나게 하는 그런 물질을 사랑하는가’라는 질문에 리처드 클라인은 ‘담배는 숭고하기 때문이다’라고 답한다.
역자 : 허창수
건국대학교 영문학과 및 동 대학원 영어교육학과를 졸업했다. 미국 텍사스 주립대 영문학과 석사 과정을 수료했으며 텍사스 교육 주립대학 영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주요 번역으로는 『멋진 신세계』『통조림 공장마을』 『일본의 밤문화』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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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쓰게 된 동기는 복합적이다. 원래는 담배를 끊고자 하는 절박한 욕구에서 이 글을 썼다. 그러나 담배를 피우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내 습관의 특정한 성질을 이해하고 일반적인 조건들을 결정지을 필요가 있다고 느꼈다. 그런 필요성으로 인해 나는 역으로 이 책의 개념, 즉, 이 세상의 10억에 육박하는 사람들이 자신의 건강에 해롭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왜 담배를 날마다 피워대는가 하는 문제에 접근하게 되었다. 사람들이 담배의 위험에 대해서 무지하다는 생각은 이제 더 이상 납득하기 어렵다. 직접적이든 간접적이든 담배에 노출되어 있는 이들의 인체에 미치는 광범위하고도 잠재적인 해악에 대해 날마다 새로운 연구가 보고되고 있다.
흡연가들에 대해서 담배에 ‘중독’되어 있다고 말하는 것은 적절하지 못하다. 왜냐하면 수백만 명의 사람들이 금연을 선택하거나 아예 피우지 않는 것으로 보아, ‘중독’이라는 단어는 결국 아무것도 설명을 못해 주기 때문이다. 중독된다는 것, 그래서 담배를 계속 피운다는 것은 마약에 빠져 지속적으로 이익이나 쾌락을 찾는 경향과 같다는 뜻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는 그 경향이 무엇인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우리의 건강에 해악만을 끼친다고 비난받는 물질을 사용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이익이란 과연 무엇일까? 처음 피울 때는 물론이고, 그 후 매일 담배를 피울 때마다 모두에게 혐오감만을 주는 그런 행위에서 우리가 얻게 되는 쾌락이란 과연 무엇일까?
나는 현시점에서 담배가 우리에게 가져다주는 유익한 성질과 만족의 조건들을 파헤쳐줄, 그런 책을 쓰고 싶었다. 다시 말해서 담배를 끊기 위한 최초의, 그리고 필수 불가결한 단계로서의 ‘담배에 관한 또 하나의 견해’를 제시하기 위해서다.
-5p, 머리말 중에서

곧 타서 재가 되어버리는 연소성 물질인 담배가 사라질 조짐이 있다고 할 때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즉, 담배가 사라져버림과 동시에 무엇이 같이 사라져버릴 것인가, 그리고 담배라는 문화 양식이 사라지는 것을 애도할 이유가 있을까 하는 점이다.
이 책은 문학 비평서이며 동시에 대중문화와 정치 연설, 그리고 이론적 적용에 대한 분석이자 담배에 대한 송시頌詩이다. 아울러 이 책은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고르는 취사선택의 의도가 없고 전통적인 장르의 범주화 역시 피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독자들이 익숙한 그렇고 그런 평범한 이야기가 아니라 좀 더 심혈을 기울인 비평서를 만들어내고자 하는 의도가 담긴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은 무책임이라는 견지에서 본다면 죄를 짓는 것이라고 볼 수 있고, 어리석다는 견지에서 본다면 약간 그런 경향이 없지 않다고 볼 수가 있다. 또한 재미있다는 견지에서 본다면 소설과 같은 경향도 있다고 볼 수 있는 그런 책이다. 이론적으로 볼 때 이 책이 ‘문학 비평’과 ‘정치적 주장’이 동시에 되기를 원한다
-9~10p, 머리말 중에서

요즈음 같은 시대의 미국에서 담배를 찬양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우리들은 청교도들로부터 전해 내려온 문화가 사회에 신경증적 환상을 부과하고 죄책감을 강요하며, 공중위생을 구실로 도덕적 판단을 내리고, 자유를 전반적으로 억제하기 위해 감시와 검열을 증대하는 그런 억압의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담배에 대한 오늘날의 신경증은 오래전 담배에 대한 증오가 한창이던 때와 비교가 된다. 이것은 또한 전쟁과 같이 엄청난 사람들의 동원이 필요했던 미국 역사의 한 시점과도 대조가 된다. 예를 들어 전쟁 기간 동안에는 담배란 생존을 위해서. 퍼싱 장군은 그의 군대에는 담배가 음식만큼 중요했다고 술회하고 있다. 필수 불가결한 것으로 간주되었다. 왜냐하면 그 생존이라는 것의 기간이 극히 짧을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비극을 눈앞에 둔 암울한 상황이었던 전쟁과 경제 대공황 동안에는 흡연은 단순히 쾌락으로 인정되었을 뿐 아니라 우정과 위안을 위한 의무로 간주되었다. 또한 흡연은 성인의 지표로도 인식되었다.
-21p, 서문 중에서

흡연이 미국에서 사라지게 된다고 상상을 해보라. 그러면 이와 동시에 무엇을 잃어버리게 될 것인가? 거의 100년이라는 기간 동안에 수십억에 가까운 사람들이 수천억 개의 담배를 셀 수 없을 정도로 피워왔다면 흡연이라는 행위에는 적어도 어떤 유익함이 있음에 틀림없다. 만약 흡연이 당장 내일 중단된다면 비록 건강에 엄청난 이득이 되기는 하겠지만 이 유익함이라는 것도 사라질 것이다. 또한 흡연이 가져다주는 어떤 특별한 경험도 동시에 소멸되고 말 것이다. 담배가 우리들의 신화나 꿈과 같은 사회적 상상력 가운데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 그리고 담배가 제공하는 위안과 강화(强化)와 직관, 마력 등을 발견할 수 있는 것은 아마도 흡연이라는 것이 사라지는 바로 그 순간일 것이다. ‘담배여 영원히 안녕!’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게 된다고 상상해보라.
-24p, 서문 중에서

담배는 모든 곳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 비난의 강도가 지나치다는 것은 곧 우리의 자유를 직접적으로 위협하는 열정이 상당히 광범위하고도 위험하며, 마치 지하에서 공작이라도 이루어진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흡연의 자유는 자유라는 문화 계층의 중요한 징표로서 이해되어야만 한다. 그 자유가 위협을 받을 때 우리는 또 다른 자유들이 위협을 받지 않나, 그리고 또 다른 통제들이 가해지지 않나 하고 조심해야만 한다. 흡연의 자유에 대한 사회의 태도는 사회가 대다수 사람들의 권리를 이해하는 방식에 대한 일종의 시험지라고 볼 수 있다. 왜냐하면 어느 때나 항상 세계의 모든 성인들의 8분의 1은 흡연가들이기 때문이다. 흡연의 자유와 사회 일반의 자유 사이의 관계는 입증하기가 어려운 문제이나 이 책은 그 관계라는 것이 제외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제시할 것이다. 마음을 진정시키고 또한 흥분시키는 이중적 효과가 있는 약물인 담배가 연방 정부에 의해 공격을 받기도 하고 장려금을 받기도 하는 것은 흡연을 둘러싸고 있는 많은 역설들 중의 하나이다.
-38p, 서문 중에서

흡연은 대체로 아무 것도 안하는 것으로 여겨진다. 즉, 일반적으로 흡연은 행동으로 정의되지 않는다. 그것은 행동에 수반될는지도 모르지만 여하튼 행동으로서는 간주될 수 없는 몸짓이다. 그것은 먹고 자는 것과는 달리 유용성이 없으며, 여가나 작업 시간 이외의 시간에 속하고, 기껏해야 일을 보조하는 동반자 정도인 것이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르트르가 담배를 피우면서 뭔가에 매진을 하는 사람의 묘사를 끝내기 전에 그의 보야르 담배를 몇 모금이나 빨아야만 했을까 하고 우리는 궁금해한다.
-72p, 「담배란 무엇인가?」 중에서

담배의 아름다움은 이를테면 엽궐련의 아름다움과 비교해볼 때 완전히 다르다. 담배의 경우 흰 종이에 말려 있는 말쑥함이라든가 손으로 만들거나 또는 공업용 기계로 글자를 인쇄하여 박아넣는 매끈함에서 그 아름다움을 찾을 수 있다. 원통형이라는 담배 구조의 완벽한 대칭이 거칠고 벌거벗은 담뱃잎(엽궐련)을 쥐고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른 가시적, 혹은 묵시적 쾌락을 부여하고 있다. 눈처럼 하얀 종이에 싸인 담배를 만지는 것과 단순한 담배 잎사귀를 만지는 것과는 비교가 안 된다. 담배는 그 자체가 멋일 뿐 아니라 단순히 손가락과 입, 그리고 주위의 대기와 가까이 있는 존재라는 것만으로도 세련미를 만드는 힘을 지니고 있다.
-108p, 「담배는 숭고하다」 중에서

마지막 담배가 다 태워지고 나면, 그리고 이제는 전 세계적으로 흡연이 금지가 된다면, 과연 아무것도 잃는 것이 없을까? 그날은 질병에 대해 인간성이 명백한 승리를 거둔 날이 될 것인가? 또한 그것은 대중의 건강과 인간의 행복을 옹호하는 진보적 사건이 될 것인가? 건강은 소위‘건강 산업’이라고 불리는 것의 형태로 모든 산업 중에서도 가장 수익성 있는 것이며, 미국에서도 중요한 경제 행위가 되어가고 있다. 그러나 사실 우리가 건강에 관해 이야기를 많이 들으면 들을수록, 그리고 이에 대해 지출을 많이 하면 할수록 우리 사회는 점점 더 병들어가는 것이다. 점점 더 연약함과 고통과 모든 종류의 불구로 향하는 경향에 있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우리가 먹고, 숨쉬고, 만지는 것의 상당 부분이 우리에게 이롭지 못하면 우리를 병들게 만든다는 사실을 발견한다.
-168~169p, 「제노의 역설」 중에서

담배를 끊는 것은 남자보다 여자들에게 더 극심하게 어렵다. 그 이유는 아마도 오늘날의 경우에도 여성이 담배를 피우면 뻔뻔스럽고도 부정적인 행동을 하고 있다고 보이기 때문이다. 많은 여성들에게 있어서 어떤 경우에는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이 또 다른 주관성의 침범으로 인해 야기되는 적개심이나 공격적인 성감性感을 의미하는 사회적으로 묵인된양식이다. 즉 남성이 그녀에게 화를 내며 다가올지도 모를 모든 상황에서, 여성은 종종 담배에 불을 붙여 불과 연기를 소환하는 행동을 취하며 또한 담배 끝을 손톱이나 이빨로 찌르곤 하는 것이다. 이것은 곧 여성들 사이에서 흡연이 관능적인 면모를 보여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여배우나 집시, 창녀들로부터 시작했다는 것을 설명해준다. 그러한 여성은 쾌락을 수동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에 적극적으로, 그리고 도전적으로 쾌락을 느낌으로써 전통적인 역할을 어기고 있다. 담배에 불을 붙이는 것은 일반적으로 여성들에게 기대되는, 그들의 순진성과 위엄으로 담배와 같은 것들을 갈망하지 않도록 해주는 섬세한 당혹감이나 정숙함에 위배되는 것이다. 여성 흡연은 여성 자신뿐 아니라 다른 남성들의 눈에도 좀 더 적극적이고, 공격적이고, 건방지다고 보이기 때문에 덜 ‘여성적인’ 것으로 간주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사실상 그녀는 좀 더 자유로워 보이기 때문에 더 바람직할는지도 모른다. 아무튼 여성들이 담배를 끊는 것이 더 어렵다는 것은 당연하다.
-197~198p, 「카르멘의 악마」 중에서

위로, 불안으로부터의 도피, 즐거운 안도, 배고픔과 지루함의 제거, 결정의 조력자, 경계심의 자극제, 큐피드의 화살, 그리고 상급자에 대한 무기인 담배는 군인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것이다. 담배 없는 군인의 삶은 무엇과 같을까? 아마도 그 자신이 아닐 것이다. 소설에서는 담배가 종종 자아의 대리인이자 정신과 마음의 가시적 신호다. 담배 연기는 사고와 가장 근접하게 닮은 물질인 것이다. 즉, 불타는 담배 끝은 살고자 하고 극복하고자 하는 군인 의지의 강렬한 불을 의미한다. 그것이 꺼질 때 그도 죽는 것이다. 『플래툰』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초현실적인 순간은 후퇴하는 과정에서 잠시 보이는 군인의 시체 장면이다.
“또 다른 한 명의 군인은 몸뚱이가 완전히 잘린 채 죽어 있었다. 그는 얼굴을 아래로 향한 채로 참호 속에서 죽어 있었다. 그의 얼굴은 마치 레몬과 같은 누런색이었으며 그의 붉은색 턱수염 사이에는 담배가 아직도 불이 붙은 채 있었다. 그것은 계속해서 타더니만 그의 입술 근처에서 곧 꺼져버렸다.”
입술 사이에 낀 채 아직도 타고 있는 담배는 삶과 죽음이 전도되는 꿈의 초현실성을 지닌다. 즉, 죽은 것은 오로지 지금 이 순간만큼은 살아 있으며 살아 있는 것은 단지 죽은 것일 따름이다.
-257p, 「군인의 친구」 중에서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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