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내일 우리 반 계산왕 뽑기 대회 해요."
"뭐, 계산왕?"
엄마의 눈이 갑자기 달걀 프라이처럼 되었어요.
"그걸 왜 이제 말하니? 또 한 문젤 틀릴 거니?"

제혁이는 고개를 가로 저었어요.
"이젠 일부러 틀리진 않을 거예요."
"뭐, 일부러? 그럼 지금까지 일부러 한 문제씩을 틀려 왔단 말이니?"

"엄마, 내일 우리 반 계산왕 뽑기 대회 해요."
"뭐, 계산왕?"
엄마의 눈이 갑자기 달걀 프라이처럼 되었어요.
"그걸 왜 이제 말하니? 또 한 문젤 틀릴 거니?"

제혁이는 고개를 가로 저었어요.
"이젠 일부러 틀리진 않을 거예요."
"뭐, 일부러? 그럼 지금까지 일부러 한 문제씩을 틀려 왔단 말이니?"

어린이의 마음은 하얀 도화지와 같다. 이런 마음에 아름답고 예쁜 그림을 새길 수 있게 하기 위해, 또 사이버 시대에 사는 어린이들에게도 책은 절대적으로 읽혀야 된다는 의도에서 어린이들 눈높이에 맞추어 기획되었다.<br/><br/>한 교실에서 때아닌 장풍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그런데 장풍 소동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담임선생님이다. 과연 무슨 일이 벌어진 걸까? <br/><br/>재혁이는 시험을 볼때마다 일부러 한 문제씩을 틀린다. 100점을 받으면 선생님의 장풍이 날아올 테니까. 그리고 '100점을 맞아 가면 엄마가 잔소리를 못해서 빨리 늙어 버린다'는 선생님의 말씀도 철썩같이 믿고 있다.<br/><br/>그러던 어느날, 재혁이는 친구들의 컨닝 장면과 이를 눈감아 주는 선생님을 목격하고는 매우 화가 나서 100점을 맞아버렸다. 그런데 100점 짜리 시험지를 받아본 엄마의 반응은 과연 어땠을까?<br/><br/>작가는 오랜 교직 생활을 통해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와 선생님, 그리고 어머니의 심리를 코믹하게 엮고 있다.

우리는 어느 때보다도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엄마, 아빠 시대에는 공상과학소설에서나 만날 수 있었던 컴퓨터를 마음대로 쓸 수 있고, 화상전화 역시 일반화되어 가고 있습니다. 이처럼 극도로 발달된 물질문명의 혜택을 받으면서 우리는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풍요로움을 오래오래 간직하고 보다 발전된 미래를 약속 받기 위해서는 좋은 글을 많이 읽고 글에서 얻은 지혜를 소중히 여겨야 하겠습니다. 이 동화의 주인공은 시험을 볼 때마다 일부러 한 문제씩을 틀리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잔소리할 거리가 없어지면 엄마가 늙어버린다는 선생님의 말씀을 철썩같이 믿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어떻게 해야 엄마가 더 기뻐한다는 것을 알게 된 주인공은 드디어 진짜 효도를 위해 열심히 공부를 하게 됩니다. 이 동화가 주는 감동은 아이나 어른이나 할 것 없이 모두에게 같은 깊이로 다가설 것입니다. 이처럼 좋은 책은 마음을 풍요롭게 해 줄 뿐만 아니라 미래를 행복하게 꾸려나갈 수 있게 해주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 강혜원 (경상북도교육위원회 의장, 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