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과 프리메이슨
워싱턴, 루스벨트, 레이건… 역대 미국 대통령의 1/3은 '모두가 프리메이슨의 사람들'
모차르트, 카사노바, 괴테, 나폴레옹, 윈스턴 처칠, 코난 도일, 오스카 와일드, 맥아더 장군, 에펠(에펠탑 설계자), 유태인 거부(巨富) 로스차일드, 극지 탐험가 피어리와 스콧, 인권 운동가 제시 잭슨 목사와 영화배우 존 웨인, 마술사 후디니, 가수 냇킹 콜, FBI국장 에드거 후버…. 이 명단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활약한 시대와 분야, 정치적 성향이 다르지만 이들이겐 분명 공통점이 있다. 바로 모두가 프리메이슨 회원이라는 사실이다. 대체 프리메이슨은 어떤 단체이기에 인종과 직업, 종교에 구애됨 없이 이토록 폭넓게 분포되어 있는 것일까?
프리메이슨은 '자유석공조합(Free Mason)'의 줄임말로 고대 이집트의 입문 단체와 중세의 건축가와 석공들 모임에서 출발해 국경과 정치적 성향, 시대를 초월해 형제애를 내세우는 비밀결사단체로 알려져 있다. 또 프리메이슨이야말로 중세 성전기사단(Templar Knight)의 적통(嫡統)을 잇는 조직이라는 설도 있다. 알다시피 성전기사단은 솔로몬의 보물을 발견하여 수호하고 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직이다. 이처럼 어마어마한 역사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데다가, 워낙 많은 유명인들이 소속되어 있고, 또 일반에 노출되지 않는 비밀조직이라는 점에서 프리메이슨을 둘러싼 음모론은 끊이지 않고 확대 재생산되고 있다.
특히 소설《다빈치 코드》와 영화 <내셔널 트레저>가 프리메이슨을 주요 소재로 다루면서, 대중들의 호기심이 증폭되었고《다빈치 코드》의 작가 댄 브라운이 프리메이슨과 성전기사단을 소재로 한 차기작을 준비 중이라는 발표는 이런 관심에 더욱 불을 지폈다. 그리고《운명의 서》역시 프리메이슨과 현대 정치를 엮어내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조지 워싱턴, 제임스 먼로, 앤드류 잭슨, 제임스 폭, 제임스 부캐넌, 앤드류 존슨, 제임스 가필드, 윌리엄 맥킨리, 시아도어 루스벨트, 윌리엄 하워드 테프트, 워렌 하딩, 프랭클린 루스벨트, 해리 트루먼, 제럴드 포드, 린든 존슨, 로널드 레이건….
프리메이슨에 관한 사이트나 도서에 어김없이 프리메리메이슨이라고 지목되는 대통령 이름이다. 이에 따르면 미국의 대통령 중 무려 1/3이 프리메이슨 회원이다. (혹자는 '해골과 뼈 Skull & Bones'라는 예일대 엘리트 학생모임 회원이었던 전임 대통령 부시도 프리메이슨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거기에 럼스펠트 국방장관, 딕 체니 전임 부통령, '세계 경제 대통령' 앨런 그린스펀 전 연방준비은행이사회 의장과 같은 인물까지 포함시킨다면 그 숫자는 어마어마해진다.
그런데 미국 지도층 인사 중에 프리메이슨이 다수를 차지한다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한 결과일지도 모른다. 미국의 초석을 닦은 건국의 아버지들이 대부분 프리메이슨이었으니 말이다. '독립선언 56인' 중 15명(존 핸콕, 조지프, 휴즈, 윌리엄 후퍼, 로버트 페인, 토머스 제퍼슨 등등)이 프리메이슨이거나 적어도 친(親) 프리메이슨이었다. '보스턴 차 사건'의 주역 역시 프리메이슨이었으며, 이 사건을 뉴욕에 알리기 위해 말을 타고 달린 독립 용사 폴 리비어도 프리메이슨이었다. 또 미국 헌법 초안에 서명한 40명 중 28명이 프리메이슨이거나 프리메이슨과 관련 있는 인물이라고 한다.
가장 상징적 인물은 초대 대통령인 조지 워싱턴이다. 21세이던 1753년에 프리메이슨 회원이 된 그는 대통령이 된 후에도 프리메이슨 지부에 감사와 형제애로 가득 찬 편지를 보낼 정도로 진정한 메이슨이었다(미국 버지니아 주 알렉산드리아에 세워진 '조지 워싱턴 메이슨 기념관'에는 프리메이슨의 상징인 앞치마를 두른 워싱턴 동상이 우뚝 서 있다.)
대통령 취임식을 할 때 사용한 성서도 프리메이슨의 성서였다. 이 성서가 대통령 취임식에 등장한 사연이 예사롭지 않다. 1789년 대통령 취임식 날 당일, 페더럴 홀에 모인 1차 대륙회의 구성원들은 뒤늦게 취임식에 쓸 성경이 없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때 한 프리메이슨 회원이 가까운 프리메이슨 지부에서 성경을 가져오겠노라 했고, 무사히 성경이 도착하자 뉴욕 주의 프리메이슨 총지부장이자 뉴욕 주 형평법재판소 소장인 로버트 리빙스턴 주재 하에 취임식이 거행되었다. '킹 제임스판 성경'으로 알려진 이 성경은 이후 워렌 하딩,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지미 카터, 조지 부시 대통령 등 여러 대통령의 취임식에 사용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