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제는 억지 취향이다. 고급스럽기 위해, 독특하기 위해, 있어보이기 위해, 친해지기 위해, 자신의 취향을 고의로 매만진다. 취향을 위한 취향이 아닌, 목적을 위한 취향이다. 결국 마음에도 없는 취향은 자아와 분리되어 부유할 수밖에 없다.
--- 「취향 없는 취향입니다」 중에서
* 원래부터 그런 건 없다. 원래부터 잘못된 게 있을 뿐이다. 뒤늦게 문제를 인지하고 바로잡으려는 시도를 가로막는 일은 그야말로 어리석은 짓이다. 잘못을 늦게라도 알아챈 것에 대해 겹겹이 반성해도 모자랄 판에 "원래부터 그랬다"는 말로, 뭘 그렇게 유난을 떠느냐고 하는 것은 무지에서 오는 일종의 폭력이다.
--- 「원래부터 그런 건 없다」 중에서
* 실수를 바로잡는 일은 문제를 인지하는 데서 시작된다. 지적과 분노는, 어쩌면 다른 형태를 취하는 관심과 애정이다. 누구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그럼에도 지나간 과오를 끄집어내 언급하는 이유는 그 자체의 비난에
목적이 있지 아니하다. 유사한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
--- 「착한 잡지, 나쁜 편집장」 중에서
* 과거는 이미 흘러가버린 불필요한 조각 따위가 아니다. 오늘을 살아내는
우리가 앞으로 나아가기 위해서, 떠안고 책임져야 할 요소다. 시간이 면죄
부가 될 수는 없다.(중략) '지겹다'고 툴툴대지 마라. 당신네 현재를 앗아
가자는 게 아니다. 오히려 현재를 똑바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방법을 알
려주고, 제대로 된 기회를 주려는 절차고 요량이다.
--- 「어쩌면 한낱 숫자」 중에서
* 베스트셀러가 된 인생 조언서, 인기 강연, 그 비스무레한 방송을 접한다 해도 감명받아 기존의 삶을 뒤흔들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각자의 인생이고, 각자의 길이다. 그 누구도 아닌, 오로지 자신의 인생. 이번 생은 누구나 다 처음이다.
--- 「어긋난 계획, 틈새에서 핀 꽃」 중에서
* 우리는 다들 헤매는 중이다. 이것은 나이를 먹는다고 저절로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그러니 무작정 불안해하거나 초조해할 필요는 없다. 그렇게 헤매면서 어디론가 조금씩 나아가는 중이라 생각하면 차라리 편하다.(중략) 타인과의 비교와 경쟁에 떠밀려 소중한 삶을 제물로 바치지 말고, 자신의 헤맴을 존중하고, 한 번쯤 느긋하게 체감해보자. 어차피 뭐 하나 계획대로 흘러주지 않는다.
--- 「여전히 헤매는 중」 중에서
* 행복에 대해 생각한다. 누군가를 돕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고, 의미 있는 일을 하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타인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일정량의 행복을 담보 잡혀야 한다면 어떨까? 고민에 빠지게 되고, 포기해야 하는 행복의 양을 계산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리고 그러한 셈을 시도한 자기 자신을 이기적이라고 자책하게 된다.
--- 「막연한 긍정, 제발 넣어두세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