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날로그세대와 디지털세대의 간극이 너무 커서 때론 놀라곤 한다. 동시대를 나눔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세계를 살고 있는 것만 같다. 두 세대 사이의 ‘낀 세대’가 X세대로 불렸던 1970년대 생이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모두 경험한 인류 유일의 세대로서 두 세대를 잇는 가교역할은 필수라고 생각한다. 신간 ‘여성에게 국가는 없다’가 트위터로 페미니즘을 배웠다는 10, 20대 ‘랟펨’에게 단선적 시야를 벗어나 자신들의 위치를 객관적으로 조망하는 지침서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란다. 학계에서도 ‘20대여성 현상’에 대한 연구가 겨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하는데, 타 세대와 계층들이 우리사회 젊은 여성들을 이해할 수 있는 소개서로 널리 활용됐으면 한다. 책은 책 자체로 존재 가치가 있다고 믿기에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서술을 하려고 애썼다. 십 수 년 간 생활화된 ‘팩트체크’로 창작성이 제한받았다고 투덜대지만 그만큼 ‘사실’에 다가갈 수 있는 힘을 키웠다고 믿는 기자 출신 작가. 본명으로는 기자, 필명으로는 작가로 이러저러한 글들을 써왔다. 중앙일간지, 뉴스통신사에서 기자로 일했고 ‘김에리’라는 이름으로 문화평론가 활동도 했다. ‘감’이 좋아서 앞서 내다본 글들이 뒤늦게 빛을 봐 ‘성지순례’(예언이 들어맞은 후 온라인 방문 대상이 되고, 댓글에 소원을 비는 인터넷 풍습)로 꼽히기도 한 게 여러 번이다. 2012년 북유럽 탐방기 연재 후 쓴 페미니즘 칼럼들로 ‘보슬아치 논쟁’을 일으키며 잠자고 있는 페미니즘을 깨웠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민족성지 태화관이 대한민국 주요 여성교육기관이 된 과정을 재발굴한 ‘3·1정신과 여성교육100년’ 등의 책을 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