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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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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속의 단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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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0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04쪽 | 438g | 128*200*30mm
ISBN13 9791158160791
ISBN10 11581607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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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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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대에 오르는 것은, 매 순간 마음 벅찬 일이다. 그리고 당분간 무대에 오를 일이 없다고 생각하니까, 한편으로 마음이 조금 허탈했다. 그 비어 있는 듯한 마음은 마치 비행기를 제시간에 무사히 탑승한 기분과도 비슷하고, 또 누군가를 공항까지 배웅하고 손을 흔드는 기분과도 비슷하다. 아무 사고 없이 잘 끝났구나, 무사히 잘 마쳤구나 하는 안도감. 그와 함께 밀려오는 공허한 기분.
---「공연이 끝나고」중에서

여행을 다니며, 그곳의 시장을 구경하는 일은 참 재미있다. 대형마트가 제공하는 편리함과 깔끔함도 나쁘지 않지만, 지역 시장의 정겨운 모습은 어쩐지 좋다. 무엇을 파는지, 또 이곳의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사는지, 계절마다 어떤 음식이 신선한지, 오늘 저녁 식탁에는 어떤 음식이 올려지는지 등등 모두 알 수 있다. 서울의 통인시장부터 제주의 동문시장까지. 사람이 모여 사는 동네라면 큰 시장 하나쯤은 다 있으니까. 그곳을 서성거리며 구경하는 일은 참 즐겁다. 구경하다가 먹는 떡볶이나 어묵 그리고 순댓국 한 그릇은 더욱 좋다.
---「실컷 걸었다」중에서

트래펄가 광장 앞. 내셔널 갤러리 부근은 토요일이라 그런지 사람이 더 많게 느껴진다. 버스킹을 하고 있는 팀이 보이기에 한참을 지켜봤다. 우리나라도 요즘은 길거리에서 공연을 하는 버스킹 문화가 많이 자연스러워졌다. 홍대를 가도 그렇고 인사동 근처나 명동을 가도 자주 볼 수 있다. 기타를 메고 혹은 작은 피아노나 다른 악기들로 거리에서 음악을 연주한다는 것. 누군가의 여행에 혹은 일상에 배경음악이 된다는 것은, 참 멋진 일이다.
---「트래펄가 광장」중에서

계절은 추를 단 듯 조금씩 바뀌어간다.
나는 어디에 있는지. 또 너는 어디에 있는지. 우리는 지금 어떻게 살아가는지.
누구에게나 주어진 하루라는 시간 동안, 우리가 느낄 수 있는 수많은 감정들과 인사를 하며.
지금의 이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
나는, 너와 함께하고 있는 이 순간을 잊지 않기 위해서, 셔터를 누른다.
---「사진가의 마음」중에서

아침에 일어나면 제일 먼저 하는 일은 날씨를 확인하는 것이다. 서울에서도 그렇고, 런던에서도 그렇다. 오늘 더운가? 아니면 추운가? 비가 오나? 그렇게 TV를 켜놓고, 화장실에 들어가 샤워를 한다. 이곳은 여름인데도 서늘하다. 그리고 비가 자주 온다. 바람까지 불면 우산도 별 소용이 없다. 어제도 비가 왔는데, 오늘도 비가 온다고 했다. 창밖을 보니 어김없이 흐리다. 나가서 근위병 교대식을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곳을 대표하는 큰 볼거리 중 하나니까.
---「그린파크」중에서

내가 너에게 다가가려 했을 땐 너는 저만치 멀어져 있었고,
네가 나에게 다가오려 했을 땐 나는 너에게서 조금 더 멀어져 있었다.
그렇게 알 수 없는 도버해협의 터널 같은 시간을, 우린 서로 스치듯 지나고 있었다.
그렇게 몇 번이고, 우리는 엇갈렸다.

너를 생각한다.
너는 내게 멜로디의 연속성과 화음의 지속성이라는 것에 대해, 가장 정확히 알려준 사람이다.
---「음정」중에서

음악을 만들 때는 물론이고, 연주를 하고 노래를 할 때에도 청중의 귀와 눈은 무척이나 예민해서 이 사람이 진짜로 마음을 담아 노래하는지 테크닉이나 어떤 다른 장치에 의존하는지, 귀신같이 알아차린다. 언제인가 그것을 느낀 이후로, 음악을 만드는 일이 더 어려워졌다. 또 가끔은 고통스럽기까지 할 때가 있다. 데뷔 전에는, 어떻게든 사람들이 내 음악을 좀 들어줬으면 하는 마음이 더 컸다. 그런데 내 이름으로 앨범을 몇 장 발표하고, 다른 가수들과 작업도 활발히 하면서 다른 형태의 고민이 자라났다.
그것은 바로 ‘진심’에 관한 것이다. 내 음악에, 내가 오늘 만든 이 곡에, 과연 진심이 담겨 있는가 하는 것. 우선, 진심을 전한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한다. 한 곡을 통해서 드러나는 마음. 그것이 사랑이거나 행복이거나 혹은 이별 후의 불안과 두려움이라거나, 어쩌면 상실감이나 고독함이라거나, 꿈같은 환상이라거나, 그 여러 마음 혹은 감정들을 멜로디와 가사로 새겨넣어 누군가에게 전달한다는 것.
---「진심」중에서

힘듭니다. 간단하지 않고, 녹록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고 있구나, 하는 묘한 안도감은 있습니다. 그래서 자유롭고, 때로는 그래서 불안합니다.
---「내가 만든 노래 - 초보비행」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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