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은 고개를 들어 위쪽의 둥근 천장을 쳐다보았다. 이제 그의 목소리에는 힘이 넘쳤다.
"만약 우리가 어떤 식으로든 서로 종류가 다른 두 개 내지 세 개의 바이옷을 찾아내 지구로 가져올 수만 있다면, 그렇게만 된다면 이 임무는 의심할 바 없이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사건이 될 것이 틀림없습니다. 라마인의 기계공학적 정신 세계를 깊이 있게 이해함으로써 우리는 비로소 진정한 의미의 첫번째 접촉을 성취하게 되는 것입니다."

보르조프 장군조차도 감명을 받았다. 종종 그러했듯이 데이비드 브라운은 뛰어난 웅변술을 이용하여 패배를 부분적인 승리로 바꾸었다. 러시아 장군은 전술을 바꾸기로 결정했다.
"여전히 우리는 이 임무에 인류의 생존이 걸려 있으며, 그들의 안전을 위협할 수 있는 어떤 행동도 취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되오."
보르조프는 브라운의 열변이 잠시 멈춘 틈을 타서 약간 누구러진 어조로 말했다. 그리고는 회의용 탁자 주위에 둘러 앉은 나머지 승무원들을 둘러보았다.

우주에서 인류는 혼자일까? 인간은 언젠가는 저 머나먼 별들의 세계를 담험하게 될까? 광대한 우주를 창조한 존재는 누구일까?
SF독자나 작가들은 이러한 질문들에 대해 가장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대답을 구하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인류가 현재까지 이룩한 '과학'이라는 언어로 우주의 신비를 노래한다.

아서 클라크가 최고의 SF작가로 손꼽히는 이유는, 그의 작품 세계가 이와 같은 취지의 SF에 가장 가깝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독자들로 하여금 그저 우주를 올려다보며 가슴이 벅차으르게 할 뿐, 현란한 기교를 부리거나 쓸데없는 군더더기를 붙이지 않는다. 클라크는 <라마>에서 그 누구도 시도하지 못한 놀라운 아이디어와 치밀하고 장대한 묘사로 수많은 SF작가들에게 영향을 미쳤다. 끝까지 환상을 거부한 채 냉정한 이성으로 상황을 설명하는 것 또한 클라크만의 독특한 특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