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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처럼 다가온 기사

폭풍처럼 다가온 기사

아이리스 요한스 | 큰나무 | 1999년 12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7.6 리뷰 5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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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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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1999년 12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430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8910873
ISBN10 8978910874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잘됐군. 그럼 지금부터 똑똑히 들어. 내 침대를 차지하고 싶지 않거든 멀찌감치 떨어져 있어. 당신에게 그 이외의 것은 원치 않아.' 로버트는 그녀를 밀쳐버리고 발길을 옮겼다. 굳이 돌아보지 않아도 케이트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을지 눈앞에서 아른거렸다. 인어꿈을 꿨던 그날밤처럼 애처롭고 서글픈 얼굴이겠지. 그는 흔들리는 마음을 독하게 먹었다. 실망해도 어쩔수 없어. 불가능한 걸 조른쪽이 잘못이지. 난 남자야. 건장한 욕구를 가진 남자! 찰나적이고 육욕적인 역할 이외에 자기가 내 삶에서 차지할 공간이 없다는걸 이제 알때도 됐어.

한밤중에 로버트는 잠에서 깨어나 옆에 무릎을 꿇고 있는 케이트를 발견했다. 그녀는 마른침을 삼키고 더듬더듬 말을 쏟아냈다. '쉿, 게빈을 깨우지 마세요. 오래 걸리지 않아요. 당신에게 할 말이 있어요.' '기다렸다가 아침에 할 수 없었소?' '얘. 잠이 오지 않았어요. 어리석게 굴어서 미안하다는 사과를 하고 싶었어요. 알다시피, 난 오랫동안 혼자였잖아요. 그리고 당신이.....강했기 때문에 일종의 환상에 빠졌어요. 목사도 강했지만 항상 나에게 적대적이었죠. 반면,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당신은 강하면서도 게빈에게 아주 다정했어요.

너무 근사해 보였어오. 갖고 싶었어요. 내 소망에 사로잡혀서 당신이 뭘 원하는지 상관하지 않았던 거에요. 하지만 이제 알았어요. 당신도 내가 원하는 것에 신경쓰지 않는다는걸.' 아니, 신경쓰고 있다. 외로움과 억압의 긴긴세월후에 사람의 온기를 향한 절절한 굶주림을 누구보다 잘 안다. 단지 그녀의 필요를 채워 줄수없을뿐.
--- p.164-165
이제 가까이에서 보니 로버트는 더이상 젊거나 연약해 보이지 않았다. 입술은 사악하고 관능적인 곡선을 그렸으며 훌쭉한 빰은 왠지 호색적으로 굶주린 듯한 인상을 줬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두근거리는 심장을 애써 달래며 케이트는 그의 옆에 무릎을 꿇었다. 모닥불 건너편의 잠자리오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다. 하지만 겁쟁이처럼 굴지 말자. 일단 칼을 뽑았으면 무라도 잘라야지. 케이트는 깊은 숨을 들이쉰 다음 바들바들 떨리는 손으로 그의 빰을 건드렸다. 하지만 그가 즉시 눈을 뜨자 무심결에 흠칫하며 손을 뒤로 뺐다.

'뭐지?'

그녀는 담요를 바짝 여몄다.

'할말이 있어요.'
'이미 다 하지 않았던가?'
'그러니까 공곰이 생각해봤는데...뭐라 말하긴 어렵지만 당신이
'그걸'원하다면....'

로버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 힘이 들어갔다.

'당신의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그거'요?'
'당신이 무슨생각을 하고 있는지 내가 어떻게 알겠어요? 하도 버벅거려서 나조차 내가 무슨말을 하는지 모르겠는데.'

케이트는 신경질적으로 주먹을 쥐었따 펴기를 반복하며 떨리는 숨을 내쉬었다.

'내가 보기에 당신은 육체관계를 중요시하는 것 같아요. 무엇보다 우리는 결혼했구요. 관계를 맺어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아, 왜 가만히있죠? 뭐라고 말을 좀 해조세요! 내가 난처해 하는 꼴이 그렇게 재미있어요?'

가느다랗게 좁혀진 검은 눈이 그녀의 얼굴을 샅샅이 살폈다.
--- p.187-1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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