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무니콜로기(Kommunikologie)는 테히놀로기(Technologie)의 전성시대 이후 정신과학을 지배할 커뮤니케이션학을 일컫는다. 이 책의 저자이자 코무니콜로기를 체계화한 플루서의 의도는 커뮤니케이션학자들이 지금까지 이론적으로 완결시키지 못하고 남겨둔 인간 커뮤니케이션학 또는 언론학의 한 부분을 역사적, 철학적 그리고 기호학적으로 보완함으로써 이 학문의 새로운 단면을 보여주는 것이다.

플루서는 원형 극장형 담론이 지배하는 우리 시대에 대화의 부활을 꿈꾸는 커뮤니케이션 이론가이자 철학자다. 그는 기술적 형상에 의해 주도되는 원형극장형 담론 (대중매체의 정보확산)만으로는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인 인생에 대한 의미부여가 실현될 수 없다고 본다. 인간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대안은 이 새로운 코드를 이용한 인간의 대화적 커뮤니케이션 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에서 플루서는 최근 급속히 부상한 인터넷 커뮤니케이션을 예고한 선각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