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옛날에 이시부미石文라는 풍습이 있었다. 자기 마음에 딱 맞는 돌을 찾아, 그 돌을 편지 대신 상대에게 보내는 것이었다. 이 단편집에 실린 여자들은 모두 그런 돌을 찾고 있다. 자신의 기분을 아직은 헤아리지 못해, 자기 자신을 찾으려 하고 있다. 사랑이란, 연애란, 돌을 찾는 것에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닐까. 자신의 마음에 딱 맞는 돌을 찾아서, 그것을 건네기 위해 누군가에게 달려가는 것이 사랑이다. 진정한 사랑이다. 선망이 아닌 사랑이다.
--- <작가 후기> 중에서
"난, 너를 좋아해. 사랑도 아니고 연애 감정도 아니지만, 아무튼 너를 좋아하는 것만은 분명해. 한 번도 말한 적 없는데, 말해야겠다고 생각했어.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아무튼 너를 좋아한다. 웃지 말고 들어. 이런 말 두 번 다시 안 할 거니까. 나는 쏟아지는 이 비 속에서, 너만큼이나 고독해. 하지만 내일이 되면 기운차게 회사에 갈 거야. 너처럼 말이야."
--- 본문 중에서
쓸 만하다 싶은 남자는 다들 일찌감치 결혼한다. 결혼을 하고서 쓸 만한 남자가 되는지도 모르겠지만, 어차피 마찬가지다. 아무튼 독신 여자의 팔십 퍼센트는 마음속으로 이렇게 생각한다. '괜찮은 남자는 다들 결혼했다'고.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