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어난 지 일 년도 안 되어 이미 글을 읽고 네 살 때 대학생이 되고 일곱 살엔 미국으로 유학을 갔던 소년 김웅용은 국내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천재였다. 그가 미국 항공우주국(NASA)에서 일하다가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나이는 고작 15세였다. 한국 생활에 다시 적응하기 시작한 김웅용을 우리 언론은 마치 실패한 인생으로 비하했고 그 시선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이 책엔 천재 김웅용이 아니라 어린이 김웅용이 느꼈던 배움의 즐거움과 동심이 그대로 담겨 있다. 호기심 가득했던 소년에게 한국 사회가 요구한 것은 계속 최고의 자리를 지키는 것이었지만 그는 사람들이 붙여준 ‘천재’라는 수식어를 과감히 뚫고 나와 이웃과 함께 울고 웃는 건강하고 따뜻한 어른으로 자라났다.
오늘 한국의 아이들은 행복할 권리는 보호받지 못한 채 경쟁으로만 내몰리고 있다. 자신이 무엇을 정말 좋아하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고민할 시간이 없고 그 길로 가는 것을 도와줄 어른도 부재하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행복한 어린이의 삶에 대해 질문하게 되고 마침내 자신의 이웃과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자라나는 것이 얼마나 아름다운가를 깨닫게 될 것이다.
송미경(동화 작가)
모든 아이들이 자기의 재능과 내면의 성숙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하려면 어른들은 어찌해야 하는지 일깨워주는 지침서이기도 하다. 어린 천재가 써놨던 글들을 통해 엿볼 수 있던 내면에서 일어나는 역동이 흥미롭게 펼쳐진다. 아이는 아이답게 단순 명쾌하게 세상을 보고 역시 천재구나 싶게 본질을 꿰뚫는 통찰로 세상을 읽는다. 어려운 사람을 돕고 남북통일을 이루기 위해 과학을 공부해야겠다고 호기로 찼던 아이가 미국 NASA를 박차고 나와 평범한 사람들과 더불어 사는 보통의 삶을 선택하기까지 그가 하는 이야기는 진짜 천재란 어떤 모습일지 잘 보여준다.
천재에 별 관심이 없는 나로서는 이 천재의 어린 시절을 보면서 천재 또는 천재성에 관심이 가게 되었다. 모든 아이들이 가진 본래의 아름다움과 재능을 펼쳐낼 수 있는 길은 무엇일지 찾고 싶었다. 그래서 천재가 천재로 클 수 있었던 그의 환경에 관심이 갔다. 그 비법이 있었다. 바로 혼자서 하늘 보고 땅을 보고 있을 수 있었던 여백의 시간이었다. 멍 때리는 것처럼 보이는 그 시간 동안 그는 세상을 자기 눈으로 볼 수 있는 힘을 길렀다. 그때 비로소 관찰하면서 그 대상을 자세하게 묘사하면서 대상을 이해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다. 또 그는 좋은 부모가 있어 천재로 잘 클 수 있었다. 그의 부모는 그가 쏟아내는 끝없는 질문에 짜증내지 않고 답해줬다. 세 살 말이 트이면서 시작되는 아이들의 "이게 뭐야 " 폭탄을 견뎌내 진심으로 답해줄 때 아이의 천재성이 문을 연다는 걸 다시 확인하게 된다. 또 하나 그의 어린 시절을 보면서 안타까웠던 것은 그가 그의 천재성 때문에 또래들과 즐겁게 뛰어놀 권리를 빼앗기고 말았다는 점이다. 그는 커가면서 동료들과 어울려 살 때 행복하게 살 수 있음을 발견한다. 친구들과 놀고 혼자서 여백의 시간 속에서 질문을 떠올리고 그 질문에 답해주는 좋은 어른들이 있다면 모든 아이들이 행복하게 천재성을 발휘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 그가 말하는 듯하다.
이경란(공동육아와 공동체 교육 사무총장)
나와 전혀 무관한 책인 줄 알았습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천재의 어릴 때 이야기인데 난 천재도 아니고 영재를 키우는 부모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왜 자꾸 나만이 아니라 모든 아이들을 위한 이야기처럼 들릴까요. 그리고 책을 읽는 내내 왜 자꾸 눈물이 날까요. 저자는 모든 아이들의 대변인 같습니다. 아이들이 부모님과 선생님에게 정말로 하고 싶은 말을 대신해주는 것 같습니다. 유능하고 충만하게 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합니다. 순수한 아이가 하는 말이어서 더 가슴 깊숙이 파고듭니다. 아이들뿐만 아니라 어른들도 들어야 하는 이야기입니다. 참 고마운 책입니다.
조벽(동국대 석좌교수, HD행복연구소 공동소장)
사람들이 천재라 불렀던 한 아이의 눈으로 본 자신과 세상에 대한 얘기이다. 이 책은 2살짜리 김웅용이 세상의 관심을 받으면서 자랐던 어린 시절 몇 년간의 이야기를 자세히 담고 있다. 김웅용 교수와 같은 나이인 나는 5살 이전의 기억이 거의 없다. 김웅용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은 놀라울 정도로 자세하고 경이롭다.
‘실패한 천재’라는 수군거림이 싫어서 수 십 년 동안 사람들의 시선을 피해 다녔던 김웅용이 자신의 어린 시절을 이처럼 자세하게 공개한 이유는 뭘까? 어린이 독자들에게 말하는 형식으로 쓰긴 했지만, 자신의 아이들을 영재나 천재로 생각하는 부모나 어른들이 봐야 할 것 같다. 아이들은 자신도 천재소년과 별로 다르지 않다는 것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어른들은 이 책에서 유달리 호기심이 많아 행복하게 세상을 배워가던 아이가 점차 스스로의 선택이 아닌 어른이나 사회가 정해준 삶을 살면서부터 변해가는 모습을 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는 현재 한 대학의 교수이며, 보통의 기준으로 보면 그럭저럭 잘 사는 인생을 살고 있다. 그러나 ‘천재 과학자’를 원했던 많은 사람들은 아직도 안타까워하는 마음을 갖고 있고, 그는 남들과 다르지 않은 ‘평범한 행복’을 얻기 위해 10대까지의 삶을 지워버린 자신의 선택을 변호하기 위해 아직도 애를 쓰고 있다. 본격적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말을 걸기 시작한 그의 노력을 응원한다.
최동진(국토환경연구소 소장, 공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