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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심원의 시간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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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07월 29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520쪽 | 956g | 160*230*32mm
ISBN13 9791188941483
ISBN10 11889414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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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근본적 관점으로서의 심원의 시간, 무관심이 아닌 행동을 재촉하는 심원의 시간을 촉구해야 한다. 심원의 시간을 바탕으로 한 사고는 문제투성이인 우리의 현재를 외면하는 핑계가 아니라 현재를 재구성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생성과 파괴가 끊임없이 반복되는 지구 역사의 오랜 이야기가 현재의 성급한 욕심과 분노를 거두어갈 것이다. 또한 심원의 시간을 인식함으로써 우리는 자신을 과거와 미래의 수백만 년을 잇는 선물, 상속, 유산이 뒤엉킨 네트워크의 일부로 보는 동시에 우리가 인류 이후의 시대와 그 시대를 살아갈 존재에게 무엇을 남길지 생각하게 될 것이다.
심원의 시간 속에서 보면, 생명이 없는 것들조차 살아난다. 새로운 책임을 선언한다. 눈과 마음에 존재의 쾌활함이 들어온다. 세상은 다시 짜릿할 정도로 활기차다. 얼음이 숨을 쉬고 바위가 물결친다. 산맥이 썰물과 밀물이 되고 돌이 맥동한다. 우리는 쉬지 않고 움직이는 지구에 산다.
--- 「제1장 하강」 중에서

그 모든 결함에도 불구하고 인류세는 인간이 한 종으로서 자신을 지각하는 방식에 강한 충격과 도전을 준다. 또한 이 행성에서 장기적으로 이루어지는 과정에 대해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수준의 한계와 우리의 활동이 가져오는 결과의 규모를 모두 드러낸다. 인간과 비인간 사이에서는 물론이고, 인간과 앞으로 나타날 인간 이후의 존재 사이에 복잡하게 존재하는 취약성과 과오의 일부를 까발린다. 무엇보다 인류세라는 관점은 심원의 시간의 미래를 생각하고, 우리가 남기고 가는 것들의 무게를 재게 한다. 지금 우리가 만드는 풍경이 언젠가는 지층 속으로 가라앉아 언더랜드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 닥칠 사물의 역사는 어떨까? 우리 미래의 화석은 어떤 형태일까? 인간은 세상을 빚어내는 능력을 크게 키웠으므로 자신이 빚어낸 것들의 오랜 사후 세계에 더 큰 책임이 있다. 인류세라는 말은 면역학자 조나스 솔크(Jonas Salk)가 말한 기억하기 쉬운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좋은 조상인가?’
--- 「제3장 암흑물질」 중에서

도시 탐험은 국제적인 규모를 자랑한다. 전 세계에 관련 단체, 조, 지부가 있다. 여성 탐험가도 놀랄 만큼 수가 많고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섞여 있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대개 법과 시스템에 반감을 품고 덜 순종적인 사람들로 구성된다. 드산크트(Dsankt)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한 탐험가는 오스트레일리아의 브리즈번에서 현대판 카론이 되어 배를 타고 도시의 언더랜드에 잠입했다. 그는 도시 외곽의 강에서 소형 보트를 타고 물살을 따라 흡기밸브로, 그리고 도시 아래 미지의 구역까지 들어갔다. 캐나다에서는 한 탐험가가 나이아가라 폭포에서 온타리오 발전소에 연결된 서지 파이프 네트워크를 뚫고 들어갔다. 바닥에서 수직으로 떨어지는 물을 채운 수압관을 리벳으로 고정시켜 제작한 대형 터널이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 아래의 하얀 사암 지대에서는 새로운 동굴 경로를 찾아 발굴팀이 교대로 작업한다. 뉴욕 시에서는 탐험가들이 출근 시간에 차창에 얼굴이 눌린 사람들과 함께 버스를 타고 나와 거리의 배수구를 통해 간선 도관과 사이드 파이프를 정찰하면서 공책이나 태블릿에 지도를 휘갈긴다. 마드리드에서는 배관 전문 탐험가들이 도시의 외곽에서 지하 배수로로 들어가는 개울과 개천의 행방을 추적한다.
--- 「제5장 보이지 않는 도시」 중에서

그린란드 북서쪽에서는 묻혀 있던 냉전 시대의 미군 기지와 그 안에 있던 유독성 폐기물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캠프 센추리(Camp Century)는 1957년에 미 육군 공병단이 건설한 지하 기지로, 빙모에 터널을 뚫고 감춰진 마을을 만들었다. 실험실, 가게, 병원, 극장, 교회, 그리고 최대 200여 명의 병사를 수용하는 주거시설을 포함한 약 3킬로미터의 지하 터널망은 모두 세계 최초로 이동식 원자력발전기에 의해 운영되었다. 이 기지는 1967년에 버려졌는데, 군인들이 떠나면서 원자력발전기의 반응로는 가져갔지만 그 밖에 기지에 있던 생물·화학·방사성폐기물을 포함한 기반 시설은 얼음 밑에 그대로 두고 떠났다. 미 국방성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이 기지가 북부 그린란드의 끊임없는 폭설로 ‘영원히 보존될 것’3이라고 예상했다. 20만 리터의 디젤연료와 알려지지 않은 양의 방사성 냉각수, PCB(폴리염화바이페닐)를 포함한 다른 오염물질들은 여전히 그곳에 매장되어 있다. 그러나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면서 캠프 센추리 지역에서 눈이 녹는 속도가 쌓이는 속도를 앞지를 것으로 예상되었다. 언더랜드에서 내가 수없이 목격한 역동성 속에서, 오랫동안 묻혀 있던 골칫거리 역사가 다시 등장하고 있다.
--- 「제10장 시간의 푸른빛」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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