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시 후 그는 계속 물었다. “너는 아직도 계속해서 그 폭발물을 다루고 있어?”
“계속하고 있어.”
“성공적이야?”
프로코프는 뭔가 의미심장한 미소를 띠었다. “너는 말하고 싶어 하는구나, 그렇지 않아? 이 친구야, 그건 그렇게 간단한 게 아니야. 아니야, 그렇게 간단하지 않아.” 그는 술에 취한 듯 머리를 흔들며 되풀이해 말했다. “이 친구야, 그게 자동으로… 저절로…”
“뭐라고?”
“크라--- p.카--- p.티트, 크라카티트, 크르라카티트. 그게 저절로…. 난 그저 책상 위에 가루를 조금 남겼을 뿐인데…. 알겠어? 나머지는 담배갑에 담아뒀어. 책상 위에는 단지 아주 조금만 남아 있었어. …그러고 나서 갑자기…”
“…폭발했어.”
“응, 폭발했어. 아주 엄청난 폭발이었어. 내가 남겨 놓은 가루는 아주 조금 뿐이었는데. 눈에도 보이지 않을 정도였는데. 그러고 여기 …전구가 …1킬로미터나 멀리 있었고. 그것은 거기 없었어. 그리고 나는 안락의자에서 마치 나무둥치처럼…. 알다시피 난 피로했거든. 너무 일이 많아서. 그런데 갑자기… 꽝! 나는 방바닥에 나가 떨어졌어. 창문은 날아가 버리고, 그리고 전구도 없었어. 리다이트 탄약통이 폭발하는 것 같았어. 어마어마한 에너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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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것은 분자로 분열됩니다. 그리고 또 계속해서, 갑자기 무섭게 빠른 속도로… 무서울 정도로 폭발력이 증가합니다. 그것은 이차식으로 증가합니다. 저는 멍청하게 바라볼 뿐입니다. 이게 어디서 발생하는 거지? 어디서, 도대체 어디서 이 에너지가 일어나는 거야? 하면서요.” 프로코프는 열광하며 소리쳤다.
“글쎄요, 아마도 원자로부터이겠지요.” 플리니우스는 말했다.
“아하!” 프로코프는 승리감에 도취하여 단언하며, 이마의 땀을 훔쳤다. “여기에 바로 그 멋진 농담이 있군요. 단순한 원자에 말이지요. 그렇게 원자들을 한데 뭉치게 하고 그리고 베타 층을 떼어냅니다. 그러고 나서 핵이 분열돼야 합니다. 그것은 알파폭발이라고 합니다. 이제 아시겠지요, 제가 누군지? 선생님, 제가 바로 압축률 계수(係數)를 극복한 첫 번째 사람입니다. 제가 원자의 폭발을 발견해냈습니다. 제가… 제가 창연으로부터 탄탈룸을 추출했어요. 잘 들어봐요. 아시겠어요? 일 그램의 수은에서 얼마나 큰 폭발력이 나오는지요? 4백억6천2백만 킬로그램. 물질은 놀라울 정도로 폭발력이 있어요. 물질은 한 곳에서 맴도는 연대입니다. 하나 둘, 하나 둘! 하지만 정확한 명령만 내리면 연대는 공격을 감행합니다. 돌격 앞으로! 그것이 바로 폭발입니다. 아시겠어요? 브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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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초인종이 짧고 가볍게 울렸다. 그는 겨우 정신을 차리고 문을 열어주러 갔다. 복도 현관에는 베일로 얼굴을 가린 젊은 아가씨가 서 있었다.
“여기에… 토메시 씨가 살고 있나요?” 그녀는 불안한 듯 재빨리 물었다.
“자, 들어오세요.” 프로코프는 그녀에게 길을 안내했다. 그녀가 조금 머뭇거리며 그에게 가까이 안으로 들어왔을 때 희미하지만 매혹적인 향기가 그를 자극했다. 그는 즐거이 그 향기를 맡았다.
그는 그녀를 창가에 앉히고 맞은편에 앉아서 할 수 있는 한 똑바로 자세를 취했다. 그는 온 힘을 다해 엄숙하고 꼿꼿한 자세를 취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그것은 그 자신뿐만 아니라 그녀를 지나치게 당황하게 했다. 그녀는 베일 아래에서 입술을 깨물고 두 눈을 아래로 내려뜨렸다. 오, 그녀의 얼굴은 얼마나 달콤하고 부드러운가. 아, 지독하게 떨고 있는 저 자그마한 손이라니!
갑자기 그녀는 두 눈을 들어올렸다. 프로코프는 놀라움에 사로잡혀 숨 쉬는 것을 멈추었다. 그녀는 그에게 너무나 아름다워 보였다.
--- p.38-39
그 순간, 무서운 폭발이 일어났다. 거대한 흙과 바위기둥이 땅 위로 솟아올랐다. 뭔가 딱딱한 것이 프로코프의 정수리를 때렸다. 그러나 그는 그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 순간 그는 숨을 멈추어 버린, 열정적이고 축축한 그녀의 입술에, 혀에, 이를 벌린 채 떨고 있는 입에 키스를 퍼부었다. 갑자기 그녀의 유연성 있는 육체는 그의 몸 밑에서 무너져 내리고 긴 파도에 의해서 떨었다. 그는 그때 카슨이 몸을 일으켜 그를 바라보고 다시 즉각 땅으로 엎드리는 것 같음을 느꼈다.
떨고 있는 손가락들이 프로코프의 목덜미를 참을 수 없고 이상한 쾌감으로 애무했다. 헐떡이는 입이 그의 얼굴에 키스를 퍼붓고, 미묘하게 떨리는 입술로 그의 눈에 키스를 했다. 반면에 프로코프는 격렬함으로 떨고 있는 향기로운 목덜미에 목마르게 그의 입술을 박아 넣었다.
“사랑해요, 사랑해요.” 그의 귀에는 뜨겁고 축축하고 불타는 속삭임이 들려왔다. 부드러운 손가락이 그의 머릿결을 쓰다듬었다. 축 늘어진 육체가 조여 오면서 그에게 오랫동안 달라붙었다. 프로코프는 볼록거리는 그녀의 두 입술에 신음소리를 내며 오래오래 키스를 퍼부었다.
--- p.266
그는 그녀를 자기에게로 잡아당겨서 그녀의 헝클어진 머리에 입술을 파묻었다. 그는 불타는 그녀의 이마를 보았다. 그녀는 강하게 저항하며 머리를 돌렸고, 절망적으로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쳤다.
“당신들에게 크라카티트를 줄게요.” 그는 자기 자신의 목소리를 듣고 공포에 사로잡혔다. “넘겨준다고요, 내 말 알아들어요? 모든 것을 줄게요! 전쟁도, 새로운 전쟁도, 새로운 수백만의 주검도. 내게는… 내게는 모든 게 마찬가지에요. 당신은 그것을 원하세요? 한 마디만 말하세요. …나는 당신들에게 크라카티트를 넘겨준다고 당신에게 말하고 있는 거예요! 나는 맹세해요, 나는… 나는… 당신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내 말 들려요? 무엇이… 무엇이 일어나든지! 그리고… 그리고… 내가 만일 전 세계를 파괴하더라도…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저를 놓아주세요.” 그녀는 몸을 비틀며 소리쳤다.
--- p.466
그때 거대한 검은 불덩어리가 그로투프 위로 솟아올랐다. 모든 불빛이 꺼졌다. 잠시 후 어둠이 흩어지듯이 불기둥이 공중으로 솟아올라, 무섭게 퍼지고, 어마어마한 연기가 흩어졌다. 그리고 곧 공기에 커다란 충격이 가해졌다. 뭔가가 부서졌다. 나무들이 부스럭거리기 시작하고, 그리고 탁! 회초리 소리가 지독하게 났다. 드르륵 거리는 소리, 천둥치는 소리와 우르릉 거리는 소리. 땅이 흔들리고 떨어진 나뭇잎들이 공중에서 맴돌았다. 숨을 헐떡이며 날아가지 않기 위하여 그는 두 손으로 십자가 받침대를 잡았다. 프로코프는 포효하는 용광로를 바라보았다.
불의 힘에 의해서 땅은 갈라지고, 천둥소리 속에서 하나님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충격에 충격이 가해지고, 두 번째와 세 번째의 단층지괴 덩어리가 솟아오르고, 붉은 불의 띠에 의해서 부서졌다. 그리고 가장 무서운 폭발, 아마도 무기고가 불길에 휩싸였을 것이다. 불덩어리가 공중으로 날아오른다. 폭발이 일어나고, 불꽃들이 떨어진다. 어마어마하게 터지는 천둥소리가 울려오고 그 굉음은 쾅쾅거리는 폭발로 변한다. 무기고에서는 불붙은 로켓들이 폭발하고, 내리치는 망치 아래에서 불꽃이 일어나듯이 날아오른다. 대화재의 진홍색 불꽃이 넘쳐나고, 자동소총의 연속적인 총성처럼 불꽃은 타타타 하고 계속 터지는 소리를 낸다. 폭발하는 유탄의 굉음 소리와 더불어 네 번째, 다섯 번째 폭발이 일어났다. 대화재가 양으로 다 번지고, 곧 지평선의 절반이 불꽃에 휩싸였다.
--- p.484-48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