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전화는 절대 가져가지 말길 바란다. 당시 휴대전화를 모르고 소지하고 있던 3년 내내 학교 실기 우수상을 받은 친구의 옷에서 벨소리가 울리는 바람에 바로 퇴실 조치를 당했다. 너무나 안타까운 상황이었다. 시험 도중에 우연히 휴대전화를 발견했다면, 당장 배터리를 분리해 쓰레기통이나 잘 보이지 않는 장소에 숨겨놓는 편이 좋다. 시험장 내부에서는 휴대전화 소지에 살벌하리만치 엄격하다.
시험은 4시간으로 이틀 연속 진행된다. 시험이 시작되면 평소 긴장하지 않던 학생들도 조용히 그림에 집중한다. 그동안의 입시 기간을 생각해주지도 않은 채 4시간이 금방 간다. 끝나면 시원섭섭한 마음에 발걸음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는다. 천천히 정리를 하고는 꼭 붙고 싶다는 생각으로 이젤에 그림을 두고는 나갔다.
1_ 예중 그리고 선화예술학교
[예고 입시 Q&A]
1. 언제부터 준비해야 할까?
예중을 다닐 경우 학교에서 그동안의 노하우를 가지고 예고 입시 커리큘럼을 진행하므로 걱정할 필요가 없다. 학교 미술 수업을 따라가면서 부족하면 방과 후 수업이나 미술학원을 통해 보충하면
된다. 일반 중학교를 다니는 경우 대부분이 미술학원을 통해서 입시를 하는데, 공부와 같이 병행하다 보면 힘들 때가 많다.
예고 준비는 빠르면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미술학원을 다니며 여유롭게 준비하거나, 공부에 집중하다가 중학교 2학년 때부터 시작한다. 중학교 3학년부터는 미술학원에서 예고 입시를 위해 매일 실기시험을 치르고 평가하기 때문에 그전에 기초를 닦아놓는 것이 중요하다.
더러는 아예 학원에 가지 않고 취미로만 그리다가 예고 실기시험에 덜컥 합격한 경우도 있다. 걱정과 다르게 그런 친구들도 그림을 그리면서 입시를 준비하면 된다.
2. 예중 출신은 예고에 다 붙는다?
예고 입시는 실기 실력을 평가하기 때문에 예중 출신이 유리한 것이 맞다. 예중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예고 진학을 위해 예중에 갔기 때문에, 예고에는 예중 출신 학생들이 많다.
예중 미술부 인원이 100명이고 예고 미술부 인원이 120명이라고 한다면, 예중 입장에서 사실 다 붙어야 하는 게 정상이겠지만, 실제로는 전원 합격한 적이 없다. 대개 예중의 60~90퍼센트만 붙고 나머지는 일반 중학교에서 그림을 잘 그리던 학생들이 붙는다.
3. 예고에서 미대 진학률은?
진학률 역시 각 예고 홈페이지에 자세히 공개되어 있다. 보통 미술부 120명 중 10명 정도가 서울대 미대에 합격하며, 대부분이 유명 미대에 진학한다. 서울예고의 경우 그 수가 월등히 많은데, 매해 입시유형에 따라 조금씩 다르다.
2_ 예고 그리고 선화예술고등학교
11월 23일 토요일 홍대 면접을 보았다. 면접장에는 최저기준인 3등급을 충족시키지 못한 학생들도 왔고 정확히 선발인원의 3배수를 뽑은 것이 눈에 띄었다.
앤디 골드워시의 「고드름 별」과 리처드 세라의 「기울어진 호」 작품과 비빔밥 픽토그램을 연필로 간단히 그리는 문제가 나왔다. 문제지를 들고 시험장에 앉자마자 전공 동양화과 교수님과 다른 과 교수님이 눈에 들어왔다. 이제부터는 대화문이다.
교수 2 … 성적이 매우 우수하다고 나오는데 이러한 성적을 얻기 위해, 또한 미술도 같이했을 텐데... 미술을 하면서 어떻게 공부를 했나?
나 … (고민 끝에 떨리는 목소리로 버벅거리며) 미술과 공부를 같이하려면 시간이 부족할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학교 수업 시간에 최선을 다했습니다. 시험 기간에도 오히려 평소와 같이 수업 시간에 집중하고 쉬는 시간에 복습하는 노력을 하였습니다.
교수 2+1 … 학생과 다른 학생 그림의 특징은?
나 예고를 다니면서 저 자신이 테크닉이 부족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교수 2 … 테크닉이 부족하다고? (말하는 도중에 질문)
나 … 네, 아무래도 예고이다 보니 잘 그리는 학생들이 많아서 그림을 그릴 때마다 다른 친구들에 비해 테크닉이 부족하다고 느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만의 특징을 살리고자 그림에 자주 생각이나 의미를 넣어보려고 했습니다. 현대미술에서도 테크닉보다는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손재주나 테크닉을 연습하기 보다는 미술이론이나 미술사 책을 읽고 저만의 생각과 의미를 작품 속에 넣으며 그림을 그리고자 하였습니다.
교수 2 … 구체적으로 어떤 그림이 차별화되었는지 예를 들어보게나.
나 … (당황) 음, 이상향에 관한 주제로 그림을 그린 적이 있는데 단순한 무릉도원이 아닌 정선의 박연폭포에서 그 폭포의 바위들을 아파트로 처리해 넣음으로서 과거와 현재가 합해져 미래의 이상향이 된다는 의미를 담은 그림을 그렸습니다. (이때 말을 빨리함. 두서없이.)
3_ 미대 그리고 홍익대학교
[서울대 면접에서 준비해야 할 것]
서울대 면접에서는 크게 2가지를 설명해야 한다. 바로 면접장 이젤 위에 놓인 1차 그림과 자소서와 관련된 질문이다. 대부분 그림 설명 5분, 자기소개서 검토 5분인 듯하다. 면접장에 들어서면 전공교수님 3분과 자신의 시험그림을 올려놓은 이젤 사이에 앉게 된다. 학생 말에 반응 좋게 웃어주시는 교수님도 있고 그림만 노려보시는 교수님도 있다. 중요한 건 아무리 면접장 분위기가 차갑다고 해도 할 말은 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기죽어서 말을 못 하면 나중에 엄청 후회한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라도 갖자.
면접 준비과정
1. 실기시험 후 재현작을 그려놓고 수능이 끝난 후부터 시간 나는 대로 계속 그림을 보며 면접 준비를 한다
2. 최종적으로 제출한 자소서 속 어떤 질문을 받을 수 있을지 생각하고 미리 연습한다
3. 독서를 통해 전공지식을 많이 쌓아놓는다. 전공과 관련된 질문이 많이 들어온다
4. 전공교수님의 논문, 기사, 책, 인터뷰 등을 찾아 읽어본다. 어떠한 그림을 추구하는지 알 수 있고 면접장에서 보면 낯설지 않고 반갑게(혼자만) 긴장감을 해소할 수 있다
5. 미대 홈페이지에서 자신이 지원하는 과의 학년별 커리큘럼을 찾아본다. 면접에서 입학 후 이러한 과목을 수강하고 싶다며 관심을 드러낼 수 있다
6. ‘~습니다’ 체와 ‘~요’ 체 중 무엇을 사용할지 말투, 억양, 시선 등 미리 준비한다. 마지막에는 편안한 마음으로 면접장에 들어간다
7. 짧은 시간 내에 자신을 어필해야 하므로 두괄식 구성으로 말을 명료하게 끝내는 것이 좋다. 말하고자 하는 결론을 먼저 제시한 후 설명을 뒤에 곁들이자
8. 예상질문을 뽑는다
면접 예상질문
1. 지원하는 이유는?
2. 구체적인 꿈과 목표는? 혹은 졸업 후에는 무엇을 할지?
3. 무슨 분야에 관심이 많은지?
4. 왜 그림을 그리는지?
5. 가장 인상 깊었던 작품은?
6. 앞으로 어떤 작품을 할 것인지?
4_ 미대 그리고 서울대학교
미술관은 앞서 살펴본 예중, 예고, 미대 못지않게 훌륭한 교육기관이다. 미술관에서 작품을 보고 느끼는 과정은 그림을 그리는 데 큰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고 생각된다. 실제로도 그림을 그릴 때 미술관에서 본 작품이 큰 도움이 되었다. 미술관은 미적 안목과 창작 의욕을 키울 수 있는 장소이기도 하다.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미술을 느끼게 해준 그 장소를 나라별로 살펴보려 한다.
미술관 설명에 따른 ★★★★★(5점 만점)은 개인적 평가이니 무시해도 상관없다. 미술관 분위기, 규모, 작품 수, 전시 방식, 전시 동선, 유명도, 중심지와의 거리 외에도 당시 컨디션과 개인적 감정이 포함되었다.
5_ 세계 미술여행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