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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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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

: 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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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2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446쪽 | 558g | 152*213*30mm
ISBN13 9791189269777
ISBN10 1189269775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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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매자 :   수뗑이   평점4점
  •  붓다의 근본 가르침과 네 가지 쟁점
  •  특이사항 : 출간 20201230, 판형 152x223(A5신), 쪽수 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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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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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불교란 붓다 재세기(在世期)를 포함하여, 붓다 입멸 후 약 100~200년까지 존재했던 모습의 불교이다. 인도불교는 초기불교, 부파불교, 대승불교 순으로 발전했으므로, 초기불교란 부파불교 혹은 대승불교에 대한 용어이며 한국에서는 주로 대승불교의 상대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부파불교는 불법 해석을 둘러싸고 승가가 분열되면서 생겨난 불교이므로 초기불교와는 그 성격을 달리하며, 대승불교는 그 후 다시 200년 이상 흐른 뒤에 생겨난 불교이다.
--- p.5

초기불교를 논의한다는 것은 초기불교 사상에 관하여 논자 자신의 관점에서 이야기하는 것이다. 논의란 경전에 설해진 내용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하는 것이 아니다. 혹은 선행연구들의 주장을 그대로 반복하는 것도 아니다. 이미 한국에는 방대한 초기경전이 우리말로 번역되어 누구나 손쉽게 읽을 수 있고, 불자들의 식견도 예전과 비할 수 없을 만큼 높아져 있다. 불교에 관심을 가진 사람들은, 이미 불교에 대한 자신들만의 입장과 시각을 가지고 있다. 그러므로 그들이 가진 지적 호기심은 경전 내용 소개만으로 충족될 리가 없다. 독자들은 자기와는 다른 관점에서 불교를 설명하는 목소리를 듣고 싶어 할 것이다.
--- p.6

붓다는 젊은 시절 베다나 우파니샤드 철학 등 당시 주류적 인도사상을 학습했으므로, 29세에 출가하여 본격적인 수행을 시작하기 이전에 이미 높은 수준의 철학적 식견을 갖추고 있었다.(제1장) 고대 인도의 교육체제를 보면, 붓다와 같은 크샤트리아계급(왕족, 무사계급) 자녀들은 바라문을 교사로 초빙하여 학습시키는 것이 일반화되어 있었다. 그러한 연유로 붓다 설법 내용이나 표현 방법에는 우파니샤드와 유사점이 많다.
--- p.22

붓다 사상의 특징을 논하기 위해서는 베다사상이나 자이나교사상 등과 비교 분석하는 것이 필요하다. 원래 특징이라는 용어 자체가 비교를 전제로 한 것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 불교 교리인 사성제(제4장), 즉 고성제·집성제·멸성제·멸도성제(滅道聖諦) 중에서 그 첫 번째, ‘삶이 고’[苦, 두카(du?kha)]라는 진리는 당시 인도사상계에서는 일반화되어 있던 인식이었다. 고를 멸하는 길, 즉 해탈이 있다는 것 역시 마찬가지였다. 그랬기 때문에 당시 출가하여 사문(슈라마나)이 되는 것이 마치 사회운동처럼 확산되었던 것이다. 그러므로 사성제가 불교의 핵심적 교리임에는 틀림없지만, 사성제에 관련된 모든 것이 붓다 발명품이라고 말하는 것은 무리이다. 붓다가 설한 사성제의 독창성은, 다른 사상이나 다른 종교 교리와 비교했을 때 비로소 분명해지고, 나아가 그 위대성이 명백해지는 것이다. 그 점을 탐구하여 밝히려 하지 않고, 고에 관한 교리 전부를 붓다의 독창적 교의로 간주하고, 기존 논의만을 되풀이하는 안이한 태도야말로 불교적 사성제 탐구의 걸림돌이다.
--- p.23

내가 보기에, 오늘날 동아시아불교 교리 중에서, 가장 사실과 멀어져 있는 것이 육년고행설이다. 그것은 붓다가 출가 후 6년간 고행했고 그것이 깨달음으로 이끌어 주지 못했기 때문에, 고행을 포기함으로써 깨달음을 성취했다는 설명이다. 이 설에 의하면, 고행이란 향락(애욕)과 함께 양극단의 하나이며, 오로지 버려야 할 것으로 간주된다.
--- p.31

붓다의 출신 부족인 석가족은 코살라국에 의해 붓다 재세 시에 멸망했다. 설화에 의하면 출가 전 고타마는 온갖 사치에 둘러싸여 있었다고 전하지만, 그것은 다소 과장된 이야기일 것이다. 위의 16국에 석가족은 포함되어 있지 않고, 붓다 스스로가 석가족을 코살라국에 복속하고 있는 부족으로 표현하고 있으므로, 붓다 부친인 정반왕(淨飯王)은 부족장 혹은 지방호족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데이비스는 이미 140여 년 전의 저작에서 고대 인도에서 왕이란 칭호는 명문집안에 대한 존칭이었다고 밝히면서 고타마는 왕자라고 볼 수 없다고 지적한 바 있고, 지금까지 그의 견해에 대한 반증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그는 국왕이라는 칭호는 경전이나 인도 문서에 반드시 대왕(大王)으로 표기됨을 상기시켰다. 정반왕 가문 인물들에는 이름에 반(飯: 쌀, 밥을 의미)이라는 글자가 들어 있기 때문에 출신지역은 주로 쌀농사 지역이었다고 추측된다. 이 지역은 비옥한 평원이다.[사진 2-3] 고타마는 정반왕의 아들로서 석가족 지도자로 예정되어 있었다. 다만, 석가족도 집단적인 통치체제를 가지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부족 존망의 위기감이 고조되어 가는 정치적 상황은 붓다 출가와 깊이 관련되어 있었다고 보인다.
--- p.103~104

붓다는 인간 붓다이며 역사적 붓다이다. 즉 가공인물도 초인적 인물도 아니다. 인간의 몸으로 태어났고, 젊은 날에는 고뇌했고,인간의 몸으로 깨달음에 도전하여 목표를 달성했다. 그리고 깨달음의 지혜를 수많은 고통 속 중생을 구제했고, 인간의 몸으로 입멸했다. 그는 길 위의 사람이다. 깨달음을 얻은 후 그는 45년 동안 우안거를 제외하고는 끊임없이 유행(遊行)했다. 설법이 필요한 곳이면 어디든지 걸어 다가갔다.
--- p.108

인간 붓다의 가르침인 초기불교는 종교라기보다는 삶의 행복(해탈)을 추구하는 실천윤리에 가까웠다. 불교학자 중에는 인간 붓다를 ‘철저한 종교비판자’였다고 규정하는 사람도 있다. 바라문교에 대해서뿐만 아니라, 종교 그 자체를 초월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성격으로 인하여, 붓다 추종자들은 종교를 초월하여 광범위하게 존재한다. 종교로서의 불교를 신봉하지 않더라도 붓다의 세계관과 대화방법, 사물의 인식방법 그 자체에 대한 존경이 폭넓게 보이는 것이다.

붓다는 행복이란 절대자가 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노력해야만 얻을 수 있다고 설했다. 그런 의미에서 초기불교는 철저한 자기 책임주의였다. 단적으로 말하면, 자기 자신 이외의 누구도 자기를 해탈시켜 주지 못한다는 생각이다.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초기불교는 인간이란 자신의 해탈을 가로막는 어떤 장벽도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 존재라고 보았다. 어떤 인간이라도 자신이 가진 무한한 가능성을 믿고 해탈을 향하여 정진하도록 하는 것이 중생에 대한 인간 붓다의 관심사였다.
--- p.157

오늘날 비구니 차별 문제에 대하여, 한문 경전을 방패 삼아 그 차별을 합리화하려는 경향이 없지 않은 것이 한국 현실이다. 남성으로 태어났다는 것 이외에 내세울 것이라고는 없는 사람들이나 보일 수 있는 안쓰럽고도 부끄러운 소치이다. 여성 차별의 정당성을 기어이 경전에서 찾고자 하는 집요함은, 그 내용 몇 구절이, 여성을 차별해 온 자신의 죄를 없애 줄 면죄부라고 믿기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인권문제나 사회적 약자에 관련된 문제일수록, 인간 평등이라는 붓다 근본 가르침으로 돌아가서 생각해야 할 것이다.
--- p.228

초기불교에서 말하는 바른 행위란 법의 길을 걷는 것과 계를 지키는 것이었다. 두 가지 모두 지식이 아니라 실천이다. 계율이란 멈추기의 도전이다. 늘 하던 것을 멈추는 것이 도전의 본질이며, 특히 붓다가 보여 준 도전이 그 전형이었다. 도전은 행동이자 실천이며, 멈춤 또한 행동이자 실천이다. 붓다법에 따른다는 것, 불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붓다 가르침의 본질이 실천에 있다는 사실을 나 스스로에게 계속 들려주는 습관을 몸에 붙이고 살아가는 것이다. 어떤 선택의 기로에 섰을 때 붓다 가르침을 그때그때의 행동 선택에 반영하려고 의식하는 습관을 가지는 것이다. 그것은, 붓다 설법을 먼 세계에서 들려 오는 목소리나, 경전에 새겨져 있는 인쇄물로서가 아니라, 바로 나의 귀에 대고 나에게 하시는 말씀이라고 의식하면서 살아가는 습관에 의해서 비로소 얻어진다.
--- p.403

나는 붓다가 보여 준 참된 수행이란 ‘유혹을 뿌리치는 생활을 삶 속에서 본능적으로 실천하는 습관을 쌓아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유혹을 뿌리치게 하는 것, 그것이 계율이다. 계율은 자유를 억압하는 것인가? 어떤 것이나 먹을 수 있는 자유가 내게는 있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다. 아무것이나 먹을 수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중 어떤 음식은 먹지 않을 자유가 나에게 있다고 마음먹는 것 역시 가능하다. 사람들은 진정 어떤 것이나 마음대로 먹을 수 있는 자유, 그러한 자유를 원하는 것일까? 진정한 자유란, 어떤 규율 속에 묶여 있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리는 자유, 그러한 자유가 아닐까? 계율이 속박이라면 계율이 많아질수록 자유가 줄어든다. 그러나 붓다는, 진정한 자유를 얻으려고 스스로를 계율에 속박했다. 진정한 자유란 누구나가 스스로 정한 계율 속에서 마침내 맛볼 수 있는 것 아닐까?
--- p.406

나는, 諦를 사성제의 경우처럼 ‘제’로 읽는 것이 나을 성싶다. 그래서 나는 여기서 ‘제념(諦念)’이라는 새로운 불교 용어를 제안한다. 체념이라는 말을 그대로 두고 제념이라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될 것 아닌가 하는 의견도 있겠지만, 이미 체념이라는 말에는 단념한다는 이미지가 너무 커져 있다. 그래서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마음, 그것을 표현하는 불교 용어로서 ‘諦念’이라고 쓰고 ‘제념’이라고 읽기를 제안하는 것이다. 특별히 이 제념이라는 말을 제안하기까지 하는 이유는, ‘제념하는 태도’가 우리 사회의 매우 시급한 과제라고 생각하고, 그 점을 환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 p.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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