펠로폰네소스 전쟁사를 쓴 헤로도투스에 따르면 이집트 의사들은 눈, 치아, 두부, 창자, 내장의 질병 등 각 분야로 전문화되어 있었다. 또 의사의 신인 토트의 의학 책에 씌어 있는 방법으로 치료했는데, 만일 그대로 하지 않아서 환자가 죽을 경우에는 중범죄로 다스렸다고 한다. 그로부터 1세기 뒤에 쓰인 아리스토텔레스의 ??정치학??에는 이집트 의사들은 나흘 동안 치료한 뒤에도 환자가 낫지 않으면 치료법을 바꿀 수 있었다는 언급이 있다. 일반적으로 이집트의 의학은 바빌로니아보다 발전했는데, 기원전 2700년 무렵의 비석에 새겨진 상형문자에 의사와 치과의사에 관한 대목이 나와 있다. 이집트에서는 사제가 의사의 노릇을 했는데, 그들은 심장이 생명의 중심, 항문이 질병의 중심이라고 생각했으며, 주문과 기도로 치료했고, 의학과 초자연적인 것을 구분하지 못했다.
이집트 최초의 의사로 알려진 임호텝은 기원전 2600년 무렵 이집트의 대신이었으며, 최초의 피라미드를 건설한 건축가이기도 했다. 시인이며 정치가이자 의사인 그의 이름은 ‘평화롭게 걷는 사람’이라는 뜻인데, 죽은 뒤에는 의학의 신으로 숭상되었다. 그는 환자를 성전에서 재우면 초자연적인 힘이 병을 걷어 간다는 ‘신전수면요법’으로 환자를 치료했다. 이것이 역사상 최초의 체계적 의학이라 할 수 있으며, 경험칙經驗則으로 병을 고친 최초의 의료였다.
이집트 의학은 19세기 말에 발견된 의학 파피루스들을 연구하면서 밝혀졌다. 이집트인들은 500가지 이상의 물질을 제조해 876종류의 처방을 기록으로 남길 정도로 약물 치료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후일 히포크라테스 시대에 나타난 치료법인 식이요법이나 방혈법에 관한 기록은 없다. 그들은 종교적 이유에서 청결을 강조했고, 장의葬儀 풍습에 따라 수많은 미라를 만들었으나 인체해부학 지식은 아주 빈약했다. 이집트 의사들은 모든 물질이 땅, 물, 불, 공기 이렇게 네 가지로 이루어져 있다는 4원소 개념을 발전시켰다. 의료 종사자가 따로 있었으며, 궁정에서 일한 의사들은 상류 성직자 계급에 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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