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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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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새 침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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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7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303쪽 | 408g | 148*210*20mm
ISBN13 9791189249182
ISBN10 11892491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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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식을 주는 방법도 참 가관입니다. 2시간에 한 번씩 쉬지 않고 줘야 한다고 하더군요. 세상에나 맙소사. 2시간에 한 번이라니요! 그것도 바늘을 제거한 주사기로, 마치 어미새가 먹이를 토해 주듯이 한 방울 한 방울씩 정성스럽게 부리 속으로 넣어줘야 먹는 것이었습니다. 그냥 쌀알을 주면 알아서 먹을 줄 알았는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요…. 인터넷에서는 분명 2시간에 한 번씩이라고 했지만, 녀석은 배부름이란 걸 느끼지 못하는 건지 먹이를 준 지 10분만 지나도 짹짹거리면서 저를 찾습니다. 1시간 정도가 지나면 짹짹거리는 소리가 듣기 싫어서 주사기를 갖다 대는데, 마치 3일을 굶은 거지 모양으로 전투적으로 달려들어 그야말로 흡입을 하고 맙니다.
--- 「식량의 침탈」 중에서

제 밥에서 좁쌀과 기장을 일일이 골라서 녀석에게 대령했는데 정작 천덕이는 관심도 안 보이네요. 이유식도 안 먹고 알곡도 안 먹고, 심지어 이렇게 제 밥맛까지 희생해가며 내놓은 것도 안 먹으니 짜증이 확 솟구칩니다. 하지만 한편으로는, 몇 시간째 녀석이 굶고 있으니 괜히 신경이 쓰이네요.
그런데, 조금 이상한 걸 발견했습니다. 녀석이 내가 밥 먹는 모습을 빤히 바라보고 있더군요. 설마 하고 녀석을 손에 올려 입으로 좁쌀을 발라내어 녀석에게 들이대니까 그제서야 그걸 먹는 게 아닌가요! 그러니까 녀석이 원했던 것은 어미가 입으로 먹이를 주듯이 내가 그렇게 주길 원했던 것이었습니다. 세상에….
--- 「까다로운 입맛」 중에서

“유 서방! 이거 봐봐 이놈이 벌레를 먹어!”
“네? 입으로 줘야 먹는데요. 아버님?”
이게 대체 무슨 말씀인가 싶어 아버님께 가보았습니다. 설마 벌레를 입으로 줬다는 건 아니시겠죠. 가보니, 아버님은 천덕이를 손에 높이 올려 천장에 가까이 대고 있었습니다. 천장에는 작은 날파리나 모기 같은 것이 종종 앉아있었는데, 녀석은 정확하고 빠른 입질로 근처의 벌레들을 콕콕 쪼아 먹고 있었던 겁니다.
근데, 저는 그걸 본 순간 사실 새로운 걱정거리가 문득 생겨버렸습니다. 벌레를 먹은 저 부리에 제 입술을 허락해야 한다니…. 아… 절대 그것만은 안 됩니다.
--- 「사냥의 시작」 중에서

빵빵하게 배가 부풀고 심지어 항문까지 퉁퉁 부어올랐는데 이러다가 심각해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 이 녀석 우리 집에 와서 의료보험도 안 되는 생돈까지 들여가며 동물병원까지 다니는데, 이렇게 죽으면 내 노력은 도대체 뭐가 되는 건가요. 그럴 거면 우리 집에 아예 오질 말든가 할 것이지…. 별별 생각이 다 들더군요. 결국은 자정이 다 되어 다시 동물병원을 찾았습니다.
마음이 심란해지고 표정도 굳은 상태로 정말 심각해져서 심야택시를 타고 동물병원에 도착했는데… 엥? 새장 바닥에는 지금까지 한 번도 보지 못한 거대한, 역대급 빅똥이 놓여있고, 천덕이 녀석의 배는 홀쭉해져있었습니다. 그 사이에 항문도 원래대로 돌아와 있고, 상태도 다시 멀쩡해졌네요. 어디가 아파서 이렇게 밤에 찾아왔는지, 퇴근했다가 다급한 연락을 받고 응급진료를 봐주시러 오신 의사 선생님께 드릴 말이 없더군요.
아… 이 녀석, 나한테 이렇게 빅똥을 먹이다니….
--- 「조용해진 침략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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