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돈! 세상에서 돈이 최고지요! 누가 뭐래도 돈이 왕이라고요!
난 돈을 억수로 잘 법니다. 왕이 될 만큼 잘 벌어요! 일찌감치 부동산과 주식에 눈을 떠, 엘에이 바닥에서 알아주는 사장이 됐으니 말이요! 주식이나 부동산에 나보다 잘 아는 놈 있으면 나와 보라고 그러슈.
되돌아보면, 참말로 악착스레 달려온 인생길이요, 내 인생이… 너무나 배를 곯다 보니, 나중에는 뵈는 게 없더라고요, 무서운 것도 없고요. 그거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몰라요! 몰라!
그렇게 구르다 보니 돈이 세상에서 제일 최고라는 걸 애저녁에 깨달았지요. 돈만 있으면 어딜 가도 최고가 될 수 있으니까요. 왕 노릇도 할 수 있다고요, 회사에서나 집에서나!
내 집구석이요? 마누라와 아들 하나 두고 있는데, 내 나이 어느새 오십 줄에 들어 셌네요. 세월 빠르네요, 참 빨라! 최신형 페라리 스포츠카보다도 더 빠른 것 같네요, 젠장!
난 지금 대학물 먹은 것들을 거느리고, 그것들 위에 군림하고 있지요, 전에는 감히 쳐다볼 수도 없었던 것들을… 그런데도 늘 답답합니다, 답답해…. 뭐랄까, 가슴 한복판에 커다란 돌덩이 하나가 턱 얹혀 있는 기분이랄까.
사무실 분위기 역시 무거워요. 이건 원 내가 부하 놈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 직원들이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건지……. 젠장, 그 망할 놈의 스트레스란 놈이 사무실을 꽉 채우고 있나 봐요. 아무튼, 직원들이 한 놈도 맘에 드는 놈이 없어요.
그리고 나는 참 이상하게도 평소엔 마누라와 그렁저렁 별 탈 없이 지내다가도 어느 순간 마누라 얼굴만 보면 부아가 치밀어요.
참을 수가 없어요.
그러다가 결국은 주먹을 휘두르고 맙니다. 나도 모르게 주먹이 먼저 나가는 거예요. 그러고 싶지 않은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되는 겁니다. 솔직하게 말하자면, 이런 내가 정말 지긋지긋합니다.
정말이에요.
주먹 휘두르고 나면, 엄청 후회가 되지요. 그런 날은 밤잠도 한숨 못 자요. 정신이 들면 깜짝 놀라서, 어쩔 줄을 모르겠는 겁니다. 바로 무릎을 꿇고 사과하지요. 진심으로 잘못했다고, 다시는 안 그러겠다고 싹싹 빕니다. 그리고 다음 날은 보석을 사 주기도 하지요. 미안해서요. 이건 정말 진짜 진심이에요.
--- 「왕을 꿈꾸는 아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