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아가
중고도서

아가

: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정가
10,000
중고판매가
4,500 (55% 할인)
상태?
최상 새 상품에 가까운 상품
YES포인트
배송안내
  • 배송비 : 3300원(선불) ?
  • 나에게로선물에서 직접배송
  • 도서산간/제주지역의 경우 추가 배송비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매 시 참고사항
  • 중고샵 판매자가 직접 등록/판매하는 상품으로 판매자가 해당 상품과 내용에 모든 책임을 집니다.

  •  한정판매의 특성상 재고 상황에 따라 품절 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0년 03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99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37403392
ISBN10 893740339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이미 마흔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으나 그야말로 처녀이어선지 당편이에게는 아직도 남자에 대한 포기심과 수줍음이 남아 있었다. 웃통을 겉어붙인 크고 건장한 남자가 뿜어내는 숫게에 이끌렸는지 멀거니 장군 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히잇, 하는 그녀 특유의 탄성과 함께 왼고개를 틀었다. 그 소리에 장군도 당편이에게로 눈길을 돌렸다. 그때 당편이가 다시 장군 쪽을 돌아보며 두 눈길이 마주치면서 불꽃이 튀었다, 고 했으면 좋겠지만 실은 그렇지가 못했다.
--- p.160
우리 당편이와 황 장군은 서로 다른 성(性)이 아니면 할 수 없는 행위와 관계로 맺어졌다. 그것도 어느 정도는 공인된, 그리고 제법 지속적이면서도 반복적인 행위와 관계였다. 하지만 이제 와서 그게 무엇인지 이름하기는 매우 난감하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 그걸 결혼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모자라는 구석이 많고 야합(野合)이라 하기에는 지나쳐 넘치는 데가 있기 때문이다. 사랑이라고 이름하기에는 스스로 온전하다 믿는 우리가 좀 허전하고, 그렇다고 본능적인 성의 교환이라고 규정짓고 보면 그들에게 너무 잔인한 짓을 한 느낌이 든다.
--- p.159
예전 그들이 우리 곁에서 어떤 역학을 하면서 함께 어울려 살았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그러나 어쩌다 머릿속에 그들의 모습과 행적을 떠올리면 까닭 모를 미소가 입가에 함께 떠오르고 때로는 가슴 깊이 뭉클 그리움까지 치솟는 것 보면, 그들이 단순히 성한 우리들의 짜증 섞인 동정 위에 더부살이한 것 같지만은 않다.지금보다 훨씬 살이 어려운 시절에도 그들을 부양하기 위해 추가된 부담을 마냥 힘들어하지 않은 것이며, 그들 환유의 특성이 우리 삶에 끼치는 여러 불편이나 혼란을 웃음으로 참아 넘긴 것도 어쩌면 그게 우리가 그들에게 해주어야 할 당연한 보상이었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우리 당편이도 그들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녀는 가장 늦게까지우리 곁에 남아 있어 오히려 우리가 남겨두고 떠나지 않을 수 없었던 예외였다. 그렇다. 몸이 떠났든 마음이 떠났든 먼저 그녀를 떠난 것은 우리였다.
--- p. 9
'보자, 참말로 죽기는 죽었나'

장군의 얼어붙은 시체가 도가로 떠메어져 왔을 때, 당편이가 표정 없이 한 말은 그랬다. 그리고 정말로 확인이라도 하듯 숨결도 맡아보고 가슴에 귀도 대어보고 했다. 그러다가 사람들이 염을 하기 위해 옷을 갈아입히려고 장군을 벌거벗기자 갑자기 장군의 아랫도리를 가리며 남의 일처럼 말했다.

'에이구우, 참말로 죽기는 죽었구나. 살아 펄펄할 때는 팔뚝 같던 게, 인제 이게 뭐로? 똑 알라들 손가락만하다'
--- p.191
달이여, 너는 내 사랑을 알고 있는가
무덤도 없이 떠난 그녀를
어느 하늘가를 떠도는지
부서진 가슴으로 내 사랑을 찾아 한없이 헤매었네
만일 그녀를 만나거든 내가 울고있다고 전해다오

달무리 슬픈 그밤 이별의 눈물
안녕히, 안녕, 내 사랑아
다시 만날날을 믿으며
헤어져 멀리 있더라도 언제까지나 잊지 않으리라
달빛속에 사위어 가는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 마지막페이지
니가 아무리 미련하기가 소 같은 머슴놈이라 카지마는, 어째 주인 낯을 깎아내라도 이래 여지없이 깎아내룰라 카노? 나는 새도 궁해 품안으로 날아들믄 안 잡는다카는데 니가 사람 껍데기를 쓰고서, 그래, 명색 사람이 찾앙톤 거를 어예 이래 박대할 수 있노? 보이 하마 내 집안 줄 알고 찾아온 거를, 그것도 살리달라꼬 찾아온 거를, 뭐라? 꺼다 매삔다꼬? 개 끌듯 끌어낸다꼬? 예라 이, 이 숭악하기가 도척 같은 놈아!
--- p.23
그런 면에서 보면 당편이에게 건어물전 영감과의 만남은 그녀 생애에서 처음 있는 성적인 생산이라고 할 수도 있다. 그때까지 그녀는 한번도 이성의 전인격적 보호와 배려 안에 서 있어본 적이 없고, 그로부터 불안정한 기능적 생산을 보완받아 보지 못했다. 따라서 우리는 설령 그것이 그녀의 육체적 여성상을 제공한 대가이며, 그래서 용감하고 능력 있는 동성들에 의해 매음으로 규정 받는다 하더라도, 그 무렵의 그녀가 누리던 평온과 자족이 오래 오래 지속되기를 바랐다.
--- p.280
그때 우리는 당편이가 떠나는 당편이의 심경을 섬뜩하게 이해했다. 누군가 말했듯, 존재한다는 것은 그저 <거기에 있다>는 것뿐만 아니라 <거기에 속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거기에 속한다는 것은 달리 말하면 거기 있는 다른 존재들과 관계를 맺고있다는 것이 된다. 어디에도 소속되지 않은 존재, 누구 또는 무엇과도 관계를 맺고 있지 않은 존재는 없다.

그중에서도 특히 사람의 존재를 존재답게 해주는 소속과 관계는 소통에 바탕한다. 타자와 소통이 없이는 소속도 관계도 없다. 그런데 그 소통은 대개 기호와 인지의 형태로 이루어진다. 기호는 존재의 발신이며 인지는 타자의 수신이다.

어떤 아프리카 인들에게는 남에게 기억되는 시간이 곧 살아있는 시간이라고 한다. 이는 인지를 기억으로 갈음하며 존재를 존재답게 만들어주는 소속 혹은 관계를 소박하게 표현한 듯한데 우리들의 당편이에게도 그랬던 것이 아니었는지.

한번 형성된 기호는 스스로 파괴되거나 지워지는 법은 없다. 타자의 수신 거부나 인출불능만이 그 기호를 파괴하고 지울 수 있다. 그런데 우리가 무관심 혹은 둔감이라 부르는 주의 소홀은 바로 그 수신 거부의 효과를 가지고, 보다 뒤에 수신된 강력한 신호들의 간섭은 기억의 쇠잔이나 불용과 마찬가지로 그 인출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고향 사람들에게 당편이라는 기호의 특징은 문제적인 데 있었다. 그런데 그녀 생애의 절정과도 같은 그 단옷날 하루가 그런 특징을 지워버렸다. 장터거리 사람들이 이제 당편이도 성하고 똑똑한 자기들과 다름없는 삶으로 편입되었다고 안도하는 순간, 무관심과 둔감이 그들을 덮쳐 당편이라는 기호는 수명을 다했다. 거기다가 현대성이란 말로 뭉뜽거릴 수 있는 여러 강력한 신호들이 사람들을 간섭해 이미 저장된 기억도 인출이 불가능해졌다

따라서 마지막 몇 년 동안 당편이는 분명 장터거리 한 모퉁이에 존재하고 있었지만 수신되지 않아 무의미해진 기호였다. 그녀가 살아있었던 것은 오직 영감에게뿐이었다. 그러다가 어느 날 홀연 그가 죽자 철저하게 홀로임을 깨닫게 된 그녀는 늙고 병든 코끼리가 스스로 무덤을 찾아가듯 제 갈 곳을 찾아간 것임에 틀림없었다
p294-296.
그날 아침 장터거리 사람들은 거의 비명에 가까운 감탄사로 단오 나들이를 나온 당편이와 영감을 바라보아야 했다. 동네에서 모아준 헌 옷을 계절에 따라 더께 입거나 벗거나 하던 당편이와 회색인지 흰색인지 모를 꾀죄죄한 한복을 무슨 제복처럼 걸치고 있는 영감만 보아온 그들에게는 낯설어도 너무 낯선 그들 한 쌍의 차림 때문이었다. 당편이는 붉은 인조 비단 치마에 자주 고름 남끝동 달린 녹색 나일론 수단 저고리를 입고 있었다. 갓 시집온 새댁네에게나 어울릴 색조에 화학섬유 특유의 번쩍거림이 더해지니 그 요란스러움은 보는 사람의 눈이 어질어질할 지경이었다. 영감은 눈부시도록 하얀 포플린으로 지은 한복 차림이었는데 두루마기까지 갖추고 있었다.
--- p.281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상품정보안내

  •  주문 전 중고상품의 정확한 상태 및 재고 문의는 PC웹의 [판매자에게 문의하기]를 통해 문의해 주세요.
  •  주문완료 후 중고상품의 취소 및 반품은 판매자와 별도 협의 후 진행 가능합니다. 마이페이지 > 주문내역 > 주문상세 > 판매자 정보보기 > 연락처로 문의해 주세요.

부적합 상품 신고하기 신고하기

  •  구매에 부적합한 상품은 신고해주세요.
  •  구매하신 상품의 상태, 배송, 취소 및 반품 문의는 PC웹의 판매자 묻고 답하기를 이용해주세요.
  •  상품정보 부정확(카테고리 오등록/상품오등록/상품정보 오등록/기타 허위등록) 부적합 상품(청소년 유해물품/기타 법규위반 상품)
  •  전자상거래에 어긋나는 판매사례: 직거래 유도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판매자 배송
  •  택배사 : 스카이로지스틱스 (상황에 따라 배송 업체는 변경 될 수 있습니다.)
  •  배송비 : 3,300원 (도서산간 : 3,100원 제주지역 : 3,100원 추가 배송비 발생)
배송 안내
  •  판매자가 직접 배송하는 상품입니다.
  •  판매자 사정에 의하여 출고예상일이 변경되거나 품절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4,5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