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출판한『말의 대접』의 반응이 좋아 10쇄 발행에 10만권 판매 직전이다. 이 책과 마찬가지로 짧은 얘기들로 정리된 책이다. 그 책 안에서 이런 얘기가 실려 있다.

- 고교생인 아들이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엄마에게 한마디 했다. "엄마 오늘 도시락 맛있었어요." "맛있었어요" 라는 말은 엄마에게 최고의 찬사다.

이 얘기를 유난히 마음에 들어한 부인이 있었다. 어느날 친척뻘 되는 남학생이 놀러왔다. 부인은 이 얘기를 들려주면서 말했다.

"너도 가끔은 도시락 맛있었어요 라고 말해드리렴. 엄마가 기뻐하실꺼야"

아이는 고개를 끄덕이며 집으로 돌아갔다. 며칠 지나 그 아이가 또 놀러왔다.

"엄마한테 도시락 맛있다고 말해 드렸어?"

"네"

"엄마가 기뻐하셨지?"

"네"

그러면서도 아이는 시무룩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무슨 일 있었던 거야?"

아이는 원망스러운 듯이 말했다.

"그때부터 매일 똑같은 반찬만 싸주시고 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