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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나이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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톱 나이프

: 왼팔과 사랑에 빠진 남자

정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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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20년 11월 12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392g | 128*188*30mm
ISBN13 9791191164022
ISBN10 1191164020

중고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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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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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는 두 종류의 신경외과 전문의가 있다. 최고의 신경외과 전문의와 이 분야에 몸담아서는 안 되는 전문의.
--- p.6

자신의 능력을 뛰어넘는 훨씬 높은 목표를 향해, ‘톱 나이프’라고 불리는 정점을 향해 매일같이 여러 가지를 희생해나가며 정진해야 한다. 피가 맺히도록 긴장해서 노력한 결과로 그 칭호를 거머쥐더라도 그곳에 무엇이 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미지의 땅에 무엇이 있는지 아무도 모르는 것처럼 수술 전에 검사를 아무리 꼼꼼하게 하더라도 뚜껑을 열어보지 않고서는 모르는 뇌처럼 말이다.
--- p.7

연분홍색에 반들반들한 이 아름다운 존재는 어쩌면 사람의 ‘마음’ 그 자체를 뜻하지 않을까. 그리고 내 머릿속에도 이 섬세한 존재가 과연 담겨 있을까. 여전히…….
--- p.12

신경외과의는 24시간 내내 온콜이라 해도 무방하다.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급변에 대비해 대기하는 하루하루. 연애, 결혼, 부부 생활, 친구 관계 말고도 여러 가지를 희생해야 한다. 그나마 얻을 수 있는 건 약간의 자부심과 자존심뿐이다. 하지만 끊임없이 이어지는 수술의 완성도에 따라 실력이 판가름 나는 외과의에게는 그것도 부질없다. 위에는 또 다른 위가 반드시 존재하고, 그 정점에 선 외과의사만이 ‘톱 나이프’라고 불린다.
--- p.16

“저기 말이야, 그 아이가 그렇게 생각하는 건 귀신에 홀려서가 아니야. 대학교수든 대통령이든 뇌의 어떤 부위가 손상되면 그렇게 착각하게 돼.”
--- p.26

쉰을 넘자 일상생활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일을 원만하게 해나가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이 최우선이었다. 이제 변명은 통하지 않는 나이다. 인간은 배신하지만, 근육은 배신하지 않는다.
--- p.46~47

“미워하지 않아. 사랑해. 하지만…… 나한텐 일이 중요해.”
--- p.80

수영의 장점을 묻자 그렇게 대답한 적이 있다. 물속에서는 자유롭다. 누구도 나를 방해할 수 없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장점이 있는데, 그건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 p.81~82

눈물이 흘러넘쳤다. 물안경에 찬 물과 함께 풀장 물속으로 섞여 들어갔다. 1킬로미터를 완영할 때 즈음이면 눈물을 다 쏟아내지 않을까. 수심이 아주 조금 높아질 만큼.
--- p.82

사람을 다스리는 뇌라는,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한 장기를 다룰 때 느끼는 이 고양감, 이 흥분감을 구로이와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었다.
--- p.92

‘자신은 이미 죽었다’고 생각하는 코타르 증후군 환자 중에는 아이러니하게도 ‘이미 죽었으니 앞으로 무슨 짓을 해도 안 죽는다’고 역설적인 불멸 의식, 전지전능감을 가진 사람도 있다. (…) 이것도 일종의 자살 욕구, 즉 자살 충동이다.
--- p.115~116

“유치한 소린 집어치워. 의술이랑 인성은 별개야. 수술은 오로지 기술에 달려 있어. 노력의 산물이지.”
--- p.135

“겁났어요?” “응……. 그래서 실력을 길렀지.” “실력이요?” “수술 말이야. 수술 실력.” “‘수술’이라는 건 강하네요?” “그래…….”
--- p.138~139

지금까지 죽어 있었다. 이제껏 쭉 유흥을 즐기며 살아왔다. 한 여자에게 속박되는 건 생각만으로도 오싹했다. 오직 현재. 현재를 살아가고 있다고 여겼다. 그런데 그건 죽었다는 걸 뜻하는 게 아닐까.
--- p.144

“죄송합니다. 저는 그 정도밖에 안 되는 의사입니다.” 주눅이 들지도 정색하지도 않았다. 그냥 담담하게 심정을 이야기했다. 갑옷이 벗겨진 채 어딘가로 흘러갔다.
--- p.238

“자네, 사랑해본 적 있나?” “네?” “사랑 말이야, 사랑. 연애해본 적 있냐고.” “……아뇨.” “그럼 신경외과로 오는 편이 좋을 거야. 뇌는 마음이거든. 마음을 알아야지. ……안 그래?”
--- p.252~253

“‘마음’이란 걸 아는 편이 좋을 거야. 사람의 마음이라는 걸. 그게 뇌를 아는 길이거든.” “마음? 마음은 어디에 있는데? 의식을 말하는 거야? 그건 어차피 시냅스의 전기신호잖아.”
--- p.256

“뇌는 쉽게 틀리고 착각하고 오해해. 뇌가 컨트롤할 수 있는 건 신체의 아주 일부야.”
--- p.264

“뇌에 있어서 제일 중요한 게 뭔지 알아? (…) 타인의 생각에 공감하는 능력이야. 뇌는 타인이 존재함으로써 처음으로 그 능력을 최대한 발휘하거든. 타인에 대한 공감…… 그 경향이 가장 두드러지는 게 사랑이잖아? 타인과 이어지고 싶은 마음. 자네도 그걸 느껴봤으면 해.”
--- p.284

신경외과라는 여느 과보다 남성적이고 살벌한 외과 병동에서 어째서 사랑이라는 단어가 이토록 난비하는 걸까.
--- p.300

“사람은 신기해. 아니, 뇌가 신기하다고 해야 하나? 이렇게 신기한 거였구나…….”
--- p.314

사람의 아픔은 보이지 않는다. 하지만 상상해서 다가갈 순 있을지도 모른다. 노력하면 아주 조금은 말이다.
의사들도 저마다 아픔을 끌어안고 있고 인간적으로는 결코 완벽하지 않지만 환자에게만큼은 완벽하고자 매일 노력하고 있다. 이곳은 환자에게 있어서 최후의 요새이다.
--- p.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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