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굉스님(1535-1615)은 중국 명나라 때 스님으로, 자백 진가, 감산 덕청, 우익 지욱과 함께 명나라 4대 고승으로 꼽힌다. 자는 불혜, 호는 연지다. 항주(지금의 절강성) 인화현 사람으로서, 열일곱 살에 이미 '사전'이라고 불릴 만큼 학문이 깊고 문장과 덕행 또한 뛰어나서 널리 이름을 떨쳤다. 1566년, 서른두 살에 무문 성천 화상을 은사로 출가하여 제방의 선지식을 찾아 행각하다가, 1571년부터 주석하던 항주 운서산에 일대 총림을 창설하여 종풍을 크게 떨쳤다. 선학을 주창하는 가운데 정토 법문을 제창하고 계율과 방생을 적극 권장했으니, 이처럼 선과 염불과 계율을 모두 아우른 가르침으로써 후대의 중국 불교에 지대한 영향을 끼쳤다. 『선관책진』, 『죽창수필』, 『아미타경소초』, 『계살방생문』, 『사미율 요략』 등 30여 가지 저술을 남겼다.
해인사로 출가하여 여러 강원과 선원에서 정진해 왓다.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을 역임했고, 대한불교 조계종이 주관하여 펴낸 「조계종 표준 금강경」의 편찬위원장으로 활동했다. 한국 불교 최고의 강백인 관응 큰스님에게서 경과 논을 익혔고 경학에도 조예가 깊다. 불교 고승들의 중요한 문헌을 번역하는 일에 오랫동안 매진해 왔으며, 이즈음은 운서 주굉 스님의 저술을 한글로 옮기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지금까지 펴낸 역서로 『죽창수필』, 『금강경간정기』, 『선문단련설』, 『왕생집』, 『용약집』, 『학명집』, 그리고 '죽창수필' 선역본인 『산색』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