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1장에서는 강릉단오제의 옛날 모습은 어떠했는지 문헌들의 기록을 살펴보고, 무엇 때문에 단오제를 지내는지, 우리 나라 다른 지방과 이웃 나라의 단오는 어떤 모습인지 알아본다. 2장에서는 강릉단오제가 시작된 기원 설화, 단오 때 쓸 술을 담그는 신주빚기, 단오신을 모셔와 단오제를 치르는 모습들이 펼쳐진다. 그리고 강릉단오제의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인 관노가면극에 대해서도 각 마당별로 설명을 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3장에서는 우리 나라 단오 풍속과 놀이, 사람들이 어울리는 난장, 단오제의 마무리인 송신제와 소제 등을 살펴보며 강릉단오제의 막을 내린다. 그리고 강릉단오제가 어떻게 세계무형문화유산으로 선정되었는지 그 까닭을 알아보며 우리 문화유산의 가치를 다시한번 되새겨 본다. 또한 강릉 지역의 볼거리와 강릉단오제 초대장 만들기 같은 사후 활동을 제시하여 현장 체험을 알차게 마무리할 수 있도록 하였다.
모두가 하나되는 강릉단오제
예부터 강릉단오제는 양반, 상민 할 것 없이 누구나 한데 어울려 즐기던 축제였다. 그래서 축제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소원도 저마다 다양했지만 사람들은 하나의 강릉단오제단을 향해 각각의 소원을 빌었다. 농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 고기가 많이 잡히기를 바라는 사람, 장사가 잘 되기를 바라는 사람까지 가지각색이었다. 오늘날의 강릉단오제에도 강릉은 물론 영동 지역 사람들과 전국에서 모여든 사람들로 하나되는 축제이다.
유교식 제사와 굿이 함께 행해지는 강릉단오제
강릉단오제에서는 대관령 산신과 국사성황신 부부에게 제사를 올린다. 이 때 강릉단오제만의 특징이 나타나는데 바로 유교식 제사와 굿이 한데 어울러진다는 점이다. 신에게 제사를 올릴 때에는 유교식 제사 방법에 따라 제례가 행해진다. 그리고 모든 제례의 뒤에는 반드시 한바탕 굿이 펼쳐진다. 이렇게 지배층의 종교인 유교식 제사와 서민층의 종교인 무속의 굿이 함께 어울리며 지역과 주민의 안녕을 바라고 있다.
우리 나라의 전통 무언가면극, 관노가면극
강릉단오제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있으니 바로 관노가면극이다. 이 극은 강릉 관청에서 일했던 노비들이 했던 것으로 대사가 없이 춤과 동작으로만 내용을 전달하는 우리 나라의 유일한 전통 무언가면극이다. 모두 다섯 마당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각 마당마다 등장인물들이 바뀌며 이야기가 흘러 간다. 양반광대, 소매각시, 시시딱딱이 두명, 장자마리 두명과 10명의 악사들이 공연을 한다. 이 극은 다른 가면극에서 볼 수 있는 양반에 대한 풍자나 저항의식보다는 강릉단오제라는 행사와 같이 하나의 ‘놀이’로서의 모습을 담고 있다. 연희자들의 신분이 관노였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연희자들이 한때 공연을 꺼리기도 해 전승에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런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지방의 안녕과 풍농ㆍ풍어를 기원하고, 수호신에게 제사하는 강릉단오제의 의식과 연관이 있는 서낭제 가면극의 특징을 잘 보전하고 있다.
강릉단오제를 더욱 신명나게 하는 난장
강릉단오제의 볼거리가 굿과 제사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바로 난장이다. 강릉단오제처럼 난장이 큰 축제도 드물다. 옛날 강릉단오난장에서는 난장을 통해 사람들은 물물교환을 했다. 해를 거듭하면서 점점 그 수가 늘어나고 난장은 더욱 커지게 되었다. 그것이 오늘날까지 이어져 전국의 많은 상인들이 난장을 찾아와 풍물시장을 만들기도 한다. 이렇게 장터에서 신기하고 재미난 물건들을 구경하거나 왁자지껄한 사람들의 이야기 소리가 있는 곳이 바로 난장이다.
세계무형유산으로 빛나는 강릉단오제
강릉단오제는 어떤 점 때문에 세계문화유산에 선정되었을까? 중국이나 일본에서도 단오를 즐기지만 강릉단오제는 이들 나라의 축제와 달리 종합적 축제라는 점이다. 음악, 춤, 놀이, 의식 등이 한데 어우러진 것이 바로 강릉단오제이다. 흥겨운 놀이판은 물론 그네, 씨름 창포물에 머리 감기 등의 단오 행사는 물론 공연 문화가 함께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강릉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농촌, 어촌, 산촌의 문화까지 한데 어울려 우리 나라의 문화적 전통이 나타나 있다는 점, 우리 나라의 많은 단오제 중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점들을 인정받아 유네스코 세계무형유산으로 지정받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