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릇은 어떻게 만들어질까요?
그릇은 불과 흙이 부리는 마법으로 태어나요. 흙은 불에 구우면 단단해져서 어떤 모양이든 만들 수 있거든요. 하지만 흙과 물을 섞어 반죽해 굽는다고 다 그릇이 되는 건 아니에요. 게다가 흙과 불은 모두 다루기가 어렵답니다. 흙과 불의 성질을 잘 이용해 과학적으로 기술을 익혀야만 좋은 그릇을 만들 수가 있어요. 그래서 선사 시대부터 사람들은 단단하고 잘 깨지지 않는 그릇을 만들기 위해서 실험을 아주 많이 했어요. 처음에는 구덩이를 파고 미리 그릇 모양으로 빚어 둔 흙반죽을 그 안에 넣은 다음, 그 위로 땔감을 쌓아 올려 불을 붙였어요. 하지만 이렇게 구워 만든 그릇은 별로 단단하지 못했어요. 특히 물이 닿으면 쉽게 물렁물렁해져서 못 쓰게 되곤 했지요.
“얼마나 오래, 얼마나 뜨거운 불에 구워야 잘 깨지지도 않고 반들반들 윤이 나는 그릇을 만들 수 있을까?”
사람들은 다시 열심히 궁리했어요. --- 본문 중에서
그릇이 탄생하려면 얼마나 뜨거운 불이 필요할까요?
궁리 끝에 만들어 낸 것이 바로 ‘가마’예요. 가마는 그릇을 안에 넣고 불에 구울 수 있게 만든 것인데, 아주 커다랗고 지붕도 있어서 많은 그릇을 뜨거운 불에 한 번에 구워 낼 수 있었어요.
물이 끓는 온도가 100도예요. 100도로 끓는 물은, 몸에 화상을 입힐 정도로 뜨거워요. 그런데 그릇을 굽는 온도는 무려 1,000도가 넘어요. 어마어마하게 뜨거운 불길 속에서 그릇이 태어나는 거예요. 가마의 지붕은 뜨거운 열기가 밖으로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 가마 안의 온도는 1,000도가 넘게 올라갈 수 있어요. 이렇게 뜨거운 불에 구워진 그릇은 낮은 온도에서 구워진 그릇보다 훨씬 단단해요. 더 신비로운 것은, 옛사람들은 온도계도, 시계도 없이 그저 감각만으로 그릇을 만드는 모든 기술을 익혔다는 점이에요.--- 본문 중에서
그릇이 없다면 우리 삶은 어떻게 될까요?
고소한 우유는 어디에 담아 마시나요? 따끈따끈 갓 지은 밥은 어떻게 먹나요? 예쁜 꽃은 어디에 심을까요? 그릇은 두 손에 담기 힘든 것을 대신 담으려고 태어났어요. 뜨거운 것도, 흐르는 물도, 곱디고운 흙도 모두 그릇에 담기지요. 게다가 그릇은 먹고 남은 음식을 깨끗하게 보관하도록 해 주고 요리를 도와주기도 해요. 그릇 덕분에 우리는 더 건강하고 편안하게 살 수 있어요.--- 본문 중에서
우리 삶과 가장 가까운 물건, 그릇!
박물관에 가장 많이 전시되어 있는 물건은 무엇일까요? 바로 그릇이에요. 유적지에서 가장 많이 발견되는 물건도 바로 그릇이지요. 왜일까요?
그릇은 단단하고, 흙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에 옷이나 종이처럼 불에 타거나 썩지 않거든요. 게다가 사람들이 많이 쓰던 물건이었기 때문에 가짓수도 무척 많았어요. 접시에 음식을 담아 먹고, 항아리에서 물을 따라 마시고, 빗살무늬 토기에 곡식을 따서 담고, 작고 뚜껑이 달린 함에는 중요한 물건을 보관하고……. 그릇이 쓰이지 않는 때가 없었지요. 그래서 우리는 그릇을 통해 옛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 많이 알게 되었어요. 이 그릇에 무엇을 담았을까 상상하면, 옛사람들이 어떤 음식을 먹었는지 떠올릴 수 있고요. 그릇에 그려진 그림이나 글귀를 자세히 살펴보면, 옛사람들이 무엇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는지 상상할 수 있어요. 때로는 그릇에 그려진 그림을 통해 옛사람들이 어떤 옷을 입고 어떤 동물을 좋아했는지도 알아낼 수 있지요.
--- 본문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