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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학』이라는 책에서 ‘인간은 정치적인 동물이다’라는 유명한 명제를 제시한다. (p.10) 흔히 정치적이라는 말은 사회성이 강하다거나 권력지향적이고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저자의 해석은 다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치를 저속한 것으로 보기는커녕 ‘권위 있고 다른 모든 것을 주도하는 예술’이라고 했다는 것이다. 정치가 예술이라고? 그렇다면 내가 아침저녁으로 접했던 숱한 정치 뉴스들은 뭐지? 경제와 정치 고대 그리스에서는 ‘경제’문제를 해결한 사람들만이 ‘정치’를 할 수 있었다. ‘정치’와 ‘경제’는 섞일 수도 없고 섞여서도 안 되는, 극단적으로 상호 대비되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경제’, ‘이코토믹스(Economics)’의 어원은 ‘이코스(oikos)’다. ‘이코스’는 그리스어로 ‘가계’, ‘집안’을 뜻한다. ‘이코노믹스’는 ‘이코스’, ‘가계, 집안에서 하는 일’이다. 가계, 집안에서 하는 일이란 인간의 생물학적인 생존을 위하여 필수인 의식주의 문제를 해결하는 일, 즉 ‘경제’다. (p.24) 그리스인들은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사람, ‘레저’, ‘여가’가 생긴 사람을 ‘자유인’이라 불렀다. ‘자유’란 ‘노동으로부터의 해방’을 뜻했다. 더 이상 생존의 문제에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하여 노동에만 매달리지 않아도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자유인’이다. ... ‘인문학’은 영어로 ‘liberal arts’라고 한다. ‘자유의 예, artes liberales’가 그 어원이다. 노동으로부터 해방된 사람, 먹고 사는 문제로부터 자유로운 사람, 그래서 여가를 얻은 사람이 누리는 학문, 예술을 뜻한다. 잉여와 여가를 창출함으로써 경제문제를 해결한 ‘자유인’들은 ‘정치’, ‘폴리틱스’의 영역인 ‘폴리스’, 즉 ‘도시국가’로 갈 자격을 획득한다. (p.33) 경제적 자유를 얻어 여가시간에 학문과 교양을 축적한 시민들, 그들이 모여 더 나은 공동체를 위해 공익을 추구하는 것. 저자가 말하는 정치의 참모습이다. 고대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노동을 담당했기에 시민이 자유롭게 공적영역에 참여할 수 있었다. 폴리스의 특성상 한 사람에게 부와 권력이 집중되기 어려웠기에 가능했을 것이다. 당시 다른 사회는 대부분 왕정이나 전제정이었다. 잉여생산물이 고루 분배되지 않는 사회의 인민은 의식주 해결에 바빠 공동체에 관심을 가지기는 어려웠을 테니까. 산업혁명으로 생산성이 향상되어 다수가 여가를 누리게 된 근대 이후에야 민주주의가 대세가 되고, 한국의 민주화가 어느 정도 경제가 성장한 20세기 후반에나 이루어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정치는 차선책을 찾는 예술 전체주의, 전체주의는 하나의 답, 모든 윤리적인 모순 상황에 대한 완벽한 해결책을 요구할 때 생긴다. 반면 정치, 민주주의는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윤리 원칙들이 존재함을 인정할 때 가능하다. (p.137) 모든 갈등과 모순이 사라진 이상국가를 건설할 수 없는 이유는 인간이 가장 소중하다고 생각하고 절대적이라고 여기는 가치들이 서로 조화될 수 없기 때문이다. (p.250) 민주주의는 인간의 모든 가치를 조화시키고, 모든 모순을 제거한 완벽한 사회는 건설할 수 없음을 아는 사람들이 생존과 공존, 최소한의 정의, 한시적인 평화를 위해 차선책으로 도입한 제도다. (p.251) 자유와 평등, 정의와 자비, 창의력과 책임, 진리와 행복... 모든 미덕이 완벽하게 공존하는 세상은 존재한 적이 없다. 플라톤이 말하는 이데아의 세계에나 있을지도 모르겠다. 인생에 정답도 완벽한 평화도 없듯, 인류의 역사도 그랬다. 이러한 사실을 무시하고 생각의 공존을 허용하지 않는 지도자가 자신이 찾은 해법을 강력하게 추진할 때 생기는 일. 레닌과 스탈린의 전체주의, 모택동의 인민 민주주의, 크메르루즈의 킬링필드, 그리고 북한의 노동자의 낙원. 비극은 여전히 진행 중이다. 한국의 정치 한국에 정치가 없는 이유는 연설이 없기 때문이다. 한국에서는 말을 많이 해도 안 되고 말을 잘해도 안 된다. ... 입이 무거운 사람을 진중한 사람, 내실이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한국의 정치인들은 항상 말문이 막힌다. 할 말이 없다. 어눌하다. 그런데 ‘말이 막히면 주먹이 나간다’고 한다. 국회에서도 토론 대신 ‘언성만 높아지고’,‘말싸움’만 하다가 ‘육탄전’을 벌이는 이유다. 말로 토론하고 설득할 수 있는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p.59) 개인마다, 집단마다 의견이 달라 생기는 불화들. 당연하다. 문제는 자신의 생각을 상대에게 납득시키는 법을 배우지 못한 사람들이 정치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민주정치에서 최고의 정치 행위는 연설이라고 단언하며 민주주의를 발전시킨 미국의 지도자들이 했던 명연설을 예로 든다. 그리고 그들이 연설로 국민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던 기반에는 인문학이 있었음을 강조한다. 고대 그리스도 그랬다. 학문과 예술의 소양을 갖춘 자유민들이 상대를 연설로 설득하는 과정은 민주정치의 시작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보자면 우리는 아직 정치가 아닌 경제의 단계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인문학 소양이 부족한데다 개인적인 인연을 중시하고 공동체의 문제보다 경제문제에 집중하는 걸 보면 말이다. 어려운 책을 골랐다. 묵직한 제목에 끌려 호기롭게 구매하고, 읽기는 미뤘다. 여유있는 날, 한가한 날에 봐야지 하고. 기다려도 그런 날은 오지 않았다. 그래서 그냥 읽었다. 태평성대를 갈망하지만 난세를 살아야하는 백성들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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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란 무엇일까? 어떤이는 정치는 권력투쟁이라고 하고 또 어떤이는 한정된 자원의 권위적 배분이라고도 한다. 정치란 무엇이길래 우리를 힘들게하는 것인가? 정치혐오의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에게 정치란 권력에 대한 암투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인가? 한편으로 인류는 정치를 혐오하지 않은 적이 있을까? 저자는 서양정치사상을 바탕으로 정치가 단순한 혐오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을 논술한다. 아테네의 민주정, 고대의 신화와 비극, 미국 대통령의 연설에 이르기까지 서양정치사상 속에서 정치가, 정치적 행위가 어디서 기원하고 어떻게 진행되어 왔는지 설명한다. 현실의 한국정치가 혐오의 대상이라고 정치가 없어져야하는 것이 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정치는 그런 것이 아니라고 이 책은 우리를 설득한다. 이 책은 정치에 대한 단편적인 인식을 넘어서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는 길로 안내하고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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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 만들기'라는 시리즈 책의 저자인, 함재봉 교수님의 정치학 개념서... '[도서] 정치란 무엇인가' 가 새롭게 출간되었습니다... ^^ 함재봉 교수님이라는 저자가 주는 신뢰가 이 책을 선택하게 하였습니다. ㅎㅎ 정통 정치학자의 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했기에... 믿고 구매할 만한 도서라고 생각합니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