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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관은 인간이 역사적 존재였기에 탄생한 제도이다-한국사관제도 성립사
"사관은 인간이 역사적 존재였기에 탄생한 제도이다-한국사관제도 성립사" 내용보기
아..어려워라. 대중적인 책이 아닌 줄 알고 택했지만 역사인데 설마 이해못할 정도겠어 하고 만만하게 본 것인지, 읽으면서 당황했다. 우선 전문적인 용어에 군데군데 한자어에서 눈이 딱 멈춰졌다. 나름 일상적인 한자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인명에 관청, 책이름, 지명 등 고유명사 한자에다 낯선 한자까지 등장하니 기가 팍 죽었다. 거기에다 사관(史官)을 관직, 제도사의 측면에서
"사관은 인간이 역사적 존재였기에 탄생한 제도이다-한국사관제도 성립사" 내용보기

 

아..어려워라. 대중적인 책이 아닌 줄 알고 택했지만 역사인데 설마 이해못할 정도겠어 하고 만만하게 본 것인지, 읽으면서 당황했다. 우선 전문적인 용어에 군데군데 한자어에서 눈이 딱 멈춰졌다. 

나름 일상적인 한자는 잘 안다고 생각했는데, 인명에 관청, 책이름, 지명 등 고유명사 한자에다 낯선 한자까지 등장하니 기가 팍 죽었다. 거기에다 사관(史官)을 관직, 제도사의 측면에서만 접근한 것이 아니라 사상적 측면까지 언급하면서 그 인식의 폭이나 깊이에 대중을 상대로하는 책과는 외연 내연에서 모두 차이가 느껴졌다.

역시 전문가의 세계는 역시 다르다는 게 실감됐고, 그걸 인식하니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 내려놓고 끝까지 다 읽자는 마음으로 읽어갈 수 있었다.

 

오항녕은 사관이 인간이란 존재의 시간성, 역사성에 기원을 둔 제도라고 파악하고 있다. 인간의 역사인식이 제도로 구현된 것이라고 하는데, 개인이나 사회의 유한성을 넘어서 존재의 연속성을 확보하려는 노력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인간에게 다가오는 유한성에 대한 자각은 개인에게는 죽음으로 사회나 집단의 경우에는 그 사멸에 대한 인식에서 출발하는 것이고, 그래서 자신이 죽은 뒤에 어떤 존재가 될 것인가를 고민했다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종교성을 띄고 있고, 사관의 기원이 제정일치시대 주술과 관련한 관직인  정인(貞人)이라는 점이 우연만은 아닌 셈이다.

그러다 은'주 시대의 사관제도는 춘추 전국 시대를 맞아 제자백가의 인문학이 발달하면서 구체적인 임무의 분화가 이루어졌고, 춘추시대 각국의 사관의 임무는 각국의 역사를 기록하는 일로 정착했다는 것이다.

 

고대 중국에서는 사관이 가업이었다는 것은 알고 있었는데 더 거슬러 올라가면 주술적인 역할을 하고 있었다니 사뭇 경건한 마음까지 들었다. 죽음과 사관이라니. 생전에 한 일을 기록으로 남기는 것으로 사후에도 자신의 존재를 기억하게 한 것이었던가.

 

사관의 등장이 역사뿐 아니라 철학적이고 종교적인 의미까지 포함하고 있어서 머리가 복잡해졌다. 제목이 '한국 사관제도 성립사'인만큼 그 뒤 고려, 조선에서 사관이 제도로 어떻게 자리잡았는지 깊이있게 다루고 있지만 내게는 사관에 깃들여있는 종교성이 가장 인상에 남았다. 전혀 몰랐던 점이기도 했지만, 생각해보니 유한성을 인식하고 자신의 사후평가, 혹은 사후의 삶에 대한 관심이란 점에서 역사나 종교가 일맥상통하는 점도 있겠구나.

그리고 나니 사관이 달리 보였다. 기록을 남기는 정도가 아니라 인간이 역사적 존재임을  명징하게 보여주는 장치이고, 이것이야말로 사관이 등장하게 되는 근원적 배경이 아니었을까.

 

뒷부분에는 고려, 조선시대 사관의 역할과 정치적으로 자리잡기까지, 삼국,통일신라시대의 사관과 역사편찬에서부터 살피고 있다. 문치주의와 사관 또 전임사관의 성립, 실록 편찬, 그리고 부록으로 고려와 조선시대 사관들 명단까지.

 

끝까지 읽었지만 앞에서도 언급했듯 제대로 이해했다고는 못하겠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은 내가 대견스러웠고, 소득이라면 사관을 조금은 다른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었다는 점이었다. 사관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던 관직이었다는 것을 , 그것은 단순히 정치체제의 차원이 아니라, 인간이 역사적인 존재이고,죽음을 인식하는 철학적,종교적 존재임을 반영하고 있기에 존재할 수 밖에 없는 제도라는 생각이 들었다. 즉 인간이 지닌 보편성에 기반한 관직이라는 것이었다.

 

 

e****0 2017.01.31. 신고 공감 2 댓글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