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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에 들어앉아 외부 출입을 자제하며 지낸지 이 주가 지나가고 있다. 특별히 볼 일도 없고 만날 사람도 없지만 , 밖으로 나가지 않은 것은 그 모든 것을 허무하게 만드는 만성적 우울 때문이었다. 혹자는 가을을 타는 것이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이불 속에서 번데기처럼 꿈적도 하기 싫은 날들이 계속될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밥먹는 것과 보는 것 뿐이다. 보는 것은 능동성이 필요없는 수동성이 강한 것들 밖에 없다. 틀어두기만 하면 보는 사람의 생각은 아랑곳 없이 짜여진 각본대로 정해진 대사를 읊어주는 텔레비전 드라마의 수동성과 수동성에 수반되는 시간의 흐름은 정비례한다.
찬바람머리의 햇살은 사람을 밖에서 한 번쯤 걸어보게 만드는 묘한 매력이 있다. 따갑지 않고 간질거릴 것 같은 햇살은 생글거리기만 해서 문득 밖으로 나가 짧은 시간이라도 여행을 떠나보는 것도 좋다는 생각을 가지게 한다. 적당히 익은 바다와 많은 시간을 견뎌내어 이제는 한산한 거리가 나를 그대로 받아줄 것만 같다. 떠나고 싶어도 떠나지 못할 때는 떠난자의 기록을 읽어봄으로써 자기를 위로하는 것이 가장 간편한 방법이다.
<시대의 우울>에서 유럽의 미술관을 돌며 유럽의 화가들을 이야기했던 최영미 씨의 최근작 <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를 읽는다. 길 위에서 길을 잃은 나는 최영미 씨의 말에 동의한다. 길을 잃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두려움 뒤로 밀려드는 긴장감을 알지 못한다.
'예전에는 고생이 고생스럽지 않았는데 어느덧 나도 중년이라 체력이 딸렸다. 가방의 무게를 더느라 하나 둘 짐을 버'린다고 고백을 한 최영미 씨는 여행의 목적을 '나를 재생산하는 노동에서 벗어나는 것이 이유라고 말한다. 최영미 씨에게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서 가는 것이 아니라 탈피이며 도피이기도 했지만 결국은 다시 일상적인 노동 속에서 살기 위한 개인이 만들어낸 믿음이다
문학과 예술의 언저리에 대한 고백은 '예술을 알면 문학을 좋아하면 인생이 복잡해진다. 좋게 말해 인생이 풍요로워진다. 보통 사람들은 밖에 보이는 것만 보고 이렇다 저렇다 미추를 논하는데 예술가들은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을 다른 각도에서 보는 사람들이거든 자신이 남다른 생을 살아야 남들이 보지 못하는 것드리 눈에 들어오는 법이다. 그래서 위대한 인생이 위대한 예술을 낳는다는 예술가는 모두 불행하다는 신화가 성립하지" 에서 여과없이 드러난다.
이번 책은 지나간 것에 대한 기억이다. 이미 출간되었으나 희미해진 기억들을 다시 선정하고 재배열했다. 과거에 대한 기억은 조밀하고 아련하기만 한데 안타까운 것은 현재를 살아가는 최영미의 흔적은 어디에도 없고 매래의 최영미의 흔적도 찾아지지 않는다. 조각들 과거의 조각들을 꿰어만든 누더기 같은 글들은 개인의 과거를 기억하기엔는 더할나위 없이 좋을지 모르지만 그 누더기는 타인에게 그저 더러워지고 헤진 옷, 더이상은 입지 못할 옷일 뿐이란 걸 알았어야 한다. 현재성을 가지지 못하는 과거는 그저 동물원에서 늙어가는 동물을 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
서른 잔치를 끝냈을 때 그 날카로움과 시대의 우울을 흥얼거리던 최영미의 글은 어디로 갔을까? 도착하지 않은 삶처럼 어딘가에서 표류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돌아오는 길을 잊은 것일까? 돌아오는 길을 잊을 여행이라면 길을 잃을 필요는 없다. 길을 잊기 위해서 여행을 할 필요도 없다. 길 위에서 잠시 쉬면 그뿐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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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퀸네트는 <인생의 어느 순간에는 반드시 낚시를 해야 할 때가 온다; http://blog.yes24.com/document/7853255>에서 낯선 도시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길을 헤매는 것도 정도껏 해야 재미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영미 시인은 한 술 더 떠서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라고 합니다. 이 책은 시인의 산문집입니다. 두 부분으로 되어 있는 산문집의 1부는 각종 매체에 기고한 여행과 관련된 들을 담았고, 2부에는 문학, 미술, 영화 등 문화 전반에 대한 글을 담았습니다. “여행은 짧은 시간에 우리를 성숙시키고 또한 파괴시키기도 한다.(242쪽)”라면서 지루하더라도 일상을 견디듯이 힘들더라도 여행이라고 하는 모험을 그만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아름다움에의 망명’이라는 소제목을 붙인 1부에는 모두 13편의 여행산문이 실렸다. 여행산문의 경우는 때로 매체의 청탁을 받아 여행에 나서기도 한 것으로 보입니다. 정말 부러운 대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얼마 전부터 인기를 끌고 있는 ‘꽃보다!~~’ 시리즈를 보면서 엄청 부러워하는 것은 여행도 하고 출연료도 받고 하니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입니다. 그런데 시인은 “여행경비를 벌기 위해, 잡지에 글을 팔기 위해 그림들을 구경하겠지만, 내 관심이 축구와 야구로 옮겨간 지 몇 년이 되었다.(65쪽)”라고 고백하거나, 심지어는 ‘이 거지같은 여행을 기록하기 위해....(74쪽)’라고 노골적으로 토로하는 것을 보면 이런 글을 읽고 있는 자신이 한심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역시 조건이 붙으면 마음이 불편한 것은 다 같은 모양입니다. 그래도 그렇지 자신의 불편한 심기를 독자에게 여과 없이 투사하는 것은 적절치 못한 것 아닐까 싶습니다. 그러면서도 ‘숨김없이 자신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고집하는 나를 고치지 못한다.(75쪽)’라고 자신을 합리화하는 것 같습니다.
리옹의 미니어처 박물관 근처의 카페에는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가 생각나서 레모네이드와 마들렌을 시켰고, 마들렌을 먹으면서 어떤 과거도 떠올리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프루스트에게는 홍차에 적신 마들렌이 과거의 기억을 되살리는 단초가 된 것인데, 시인은 마들렌이 프루스트를 이끌어내는 단초가 되는 것입니다. 각자에서 기억을 되살리는 단초는 나름대로의 특별한 경험에서 얻어지는 것입니다.
교토의 료안지를 가보지 못해서 어떤 분위기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교토의 바위정원에 깔린 돌조각들은 내게 하나인 전체에 묵묵히 복종하는 군복들, 고등학교 운동장에 줄선 교복들,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다가왔다(124쪽)”라고 적었습니다만, 시인이 일본의 군국주의를 어떻게 경험했는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솔직하게 말씀을 드리면 장선우 감독의 <꽃잎>에 대한 감상평에서 다음 대목을 읽고 크게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폼은 나나 너무 억지로 끼워 맞춘 ‘와꾸’라는 느낌이 든다(194쪽)” 제가 왜 실망했는지는 여러분들도 아시지 않을까 싶습니다.
오바마에 관한 산문을 제외하고는 여행산문의 상당수가 미술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것은 아마도 미술사학을 공부한 시인의 전공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며, 매체가 시인에게 여행산문을 청탁하게 된 것도 시인의 이런 배경을 주목한 까닭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품에 대한 이야기보다는 개인의 신변잡기에 관한 생각들이 더 많아 이를 따라가는 것도 고단한 일이 아닐 수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책의 제목을 어디서 얻었을까 궁금했습니다. 어디에서도 별도 설명이 없어서 더욱 그러한 것 같습니다. 제목은 참 멋있는데, 산문 어디에도 길을 잃었다는 이야기가 없었으니 말입니다. 어쩌면 시인의 글이 길을 잃고 헤매고 있어서 붙인 것은 아니겠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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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좋아하고, 떠나고 싶어하는 사람에게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라는 제목만으로도 많은 독자들이 궁금해 하고 설레어 할 것이라 생각된다. 나 역시 그랬다. 많은 여행에 관한 책들을 만나오면서 내가 가지게 된 '여행' 이라는 단어와도 어울리는 듯한 제목이었다. 여기서 '길'이 정말 어느 낯선 곳에서의 '길'을 말하든, 삶의 방향을 나타내는 '길'을 말하든, 어느 것이든 매력적인 제목이었다.
그래서 한껏 기대했나보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유명한 작가라고 하지만, 내가 처음 만나는 작가임에도 많은 기대를 했던 것이.. 총 2부로 되어 있는 이 책에서는 여행과 관련 된 글들과 함께 다양한 예술 작품에 대한 이야기도 곁들어 있다. 작가의 전공이 미술과 관련 되어 있기 때문에, 여행을 할 때도 미술과 관련된 것들이 많게 됐던 것 같다.
소설 <흉터와 무늬>를 출간 한 후, 바쁜 일정에도 유럽으로 여행을 떠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그리고 예전의 여행들의 기억을 끄집어 내어 여행에 대해 이야기 한다. 1부에서는 파리, 스페인을 여행하며 예술기행과 독일의 여배우 한나 쉬굴라와 국경을 초월한 우정을 나눈 파리에서의 추억, 낯선 사람과의 만남등을 만날 수 있고, 2부에서는 여행 속에서 문학, 미술, 음악, 영화 등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먼저 밝혀 둘 것은 '여행' 이라는 단어에 '사진'을 기대한 독자라면, 이 책은 그 기준에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돌아다니는데 짐이 될 카메라 따위는 휴대하지 않는다는게 저자의 원칙이란다. 음.. 한번 떠나기 어려운 낯선 곳, 그나마 작고 가벼운 휴대로 가장 많은 추억을 담아 올 수 있는 도구라는 생각이 들어, 갸우뚱한다. 그래서 이 책에는 사진이 거의 없다. 다만, 미술과 관련 된 이야기를 자주 함으로 반 고흐의 작품이나 미켈란젤로의 그림등을 만날 수 있다.
사실 기대를 했던 마음이 책장을 몇장 넘겨가면서는 실망으로 바뀌고 있었다. 이미 다른 작가들의 예술을 테마로 한 여행서들도 많이 만나 왔지만, 그 이야기들은 재미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나에게 그런 느낌을 전혀 주지 못했다. 무엇을 말하고 싶은 건지도 잘 모르겠다. 나에게는 흡입력 없는 글, 이야기도 이리 갔다 저리 갔다 끊어지는 듯한 느낌, 물론 이것은 독자의 취향 탓일 수도 있다.
다른 사람들의 평점은 괜찮은 듯 한데, 나는 왜 이렇게 글에 빠져들 수 없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남들은 그냥 아무렇지 않게 받아들이는 것들이, 또 나에게는 글을 읽는데 거부감을 나타나게 하는 것들이 있다. 뭔가 콕 찍어 적긴 그렇지만, 작가의 글들 속에서 동질감 보다는 거부감을 일으키는.. 그런 느낌의 책을 몇 편 만났지만, 베스트 셀러 작품 이었던 책이 있었다. 그러니 나에게는 별로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좋은 글일 수도 있음을 밝혀둔다. 아무리 남들이 좋다고 해도, 감동을 못 받는 사람이 있는 것 처럼, 책에도 궁합이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이 책은 나와는 궁합이 맞지 않는 책이었다. 처음 만나는 저자의 책이었는데, 이런 느낌을 받게 되어서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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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 산문집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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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겠다. 작가의 이름에 산문이, 여행이, 빛을 잃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내가 이 작가의 산문에는 그다지 매력을 느낀 기억이 없다는 생각이 든다. 기억이 없으면 새로운 맛에 신선하게 읽을 수 있었으면 좋으련만. 어라 이런 사람이었나? 내가 잘못 알고 있었나?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가 왜 이런 사람이라고 생각했지? 자꾸만 이렇게 되물으며 글을 읽었다.
내가 여행기라고도 할 수 있고, 산문집이라고도 할 수 있다고 말한다면, 그리하여 굳이 이 말을 바꾸면 여행기라고 하기에도 부족하고 산문집이라고 하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무언가를 느꼈다는 뜻이 된다. 작가가 말하고 있는 곳에 굳이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 것과 작가의 생각에 동감되는 부분이 적은 것을 보면 내 취향과 작가의 취향 사이에 커다란 간격이 있다는 뜻도 될 것이고.
가난하다고 하는데 가난해 보이지 않고, 어눌하다고 하는데 어눌하지 않고, 소박하다고 하는데 화려하게 여겨지고, 그녀의 글을 통해서는 그 거리감을 좁히지 못했다. 무얼까, 나의 이 속좁은 삐딱함은.
질투였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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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여행은 어떤 것일까?! 아무리 친한 친구와 여행을 가도 마냥 좋지만은 않은 여행을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그렇다면 그런 말에 아랑곳 하지 않고 보란 듯이 친한 친구와 함께 진정한 우정을 키워나가는 여행이 진짜 여행일까?! 아니면 완벽히 나 혼자 떠나 낯선 곳에서 홀로 지내면서 진정한 나 자신을 찾는 것이 진짜 여행일까?! 모든 단어의 정의에 다양함이 존재하듯이, 여행의 정의 또한 다양함이 존재한다. 그 다양함 중에서도 최영미 시인은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라고 정의를 한다 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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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여행 이야기로 꾸며진다. 우연히 찾아간 거리에서 콕! 찍은 식당이 알고 보니 현지인들에게 상당히 유명한 식당이고, 그곳에서 만난 한 여인의 말에 따라 미각이 함락된 채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이야기는 책을 통해 낯선 곳의 경험을 공유하고, 책을 통해 일상을 벗어난 즐거움을 느끼려는 나에게 정말이지 흥미롭게 다가왔다. 책의 표지에 나와 있는 사진의 사연이 담긴 집시 여인의 추억, 독일 배우 한나 쉬굴라와의 기차 안에서의 우연한 만남 까지도 말이다 ㅡ. 하지만, 책을 읽고 조금 지난 시점 기대와는 조금 다른 책의 내용에 약간의 실망감이 밀려왔다. 책은 ‘1부 아름다운 망명’과 ‘2부 화가의 초상’ 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1부 아름다운 망명’에서는 그나마 여행의 이야기가 많이 담겨있었던 반면, ‘2부 화가의 초상’ 에서는 여행보다는 미술이나 다른 예술 분야에 대한 그녀의 이야기가 더 많이 등장했기 때문이다 ㅡ. 어쩌면 여행이라는 것에 꽂힌 편협한 나의 시선이 가져다 준 실망감일지도 모르겠다.
실망감은 잠시 접어두고 다시 펼친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ㅡ. ‘2부 화가의 초상’ 은 작가의 정말 다양한 분야의 지식과 안목을 엿볼 수 있었다. 솔직히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것이 정말 당당해 보이다가도 때로는 그것이 너무 솔직해서 약간의 당혹감을 안겨주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가 들려주는 미술이야기들은 역시나 그녀의 전공분야라서 그런지 또 다른 재미를 안겨주기도 했다 ㅡ.
제목에 ‘여행’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있다는 이유만으로 여행 이야기가 가득담긴 책이라고 생각했던 난, 결국 책 위에서 길을 잃었다 ㅡ. 왜 여행을 그냥 여행으로만 생각했을까?! 우리의 삶이 현재 길을 잃은 채 삶이라는 진짜 여행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은 왜 못했을까?! 여행은 또 다른 일상이었다. 일상을 떠나 또 다른 일상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것, 그리고 그 헤매임속에서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을 발견하는 것 ㅡ. 그것이 진짜 여행이고, 진짜 삶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ㅡ.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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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는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도 예술의 한 경지임을 교토에서 나는 배웠다." 나는 왜 이 말에 밑줄을 긋게 된 것일까? 사람의 눈을 속이는 것도 예술의 한 경지일 수 있다는 사실에 수긍한다는 반가움 마음의 표시였던 것일까? 아니다.저자의 이말에 대한 뜻을 나는 엉뚱하게 여행이란 것에서 찾아낸것이다.
여행이란 매력으로 처음 빠져 있었을때는,완벽에 가까운 여행을 하려고 애를썻다.일정부터 시작해서 빈틈없이 작성하고,그것대로만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을 했던 것이다.그리고 도착한 여행지에서의 만족감이 생각보다 적게 느껴졌을때는 '이번 여행은 실패였어..'라고 망설임 없는 생각을 했었다. 그런데,언제부턴가 나는 변해있었다.그 계기가 무엇있었는지는 기억이... 여행을 하는 동안 한 번이라도 행복해 하는 순간이 있었다면 진정한 여행을 한 것인지도 모른다는 생각.무심결에 잊고 지냈던 여행에 대한 철학을 저자의 책으로 새삼 확인한 기분이다. 이미,지난 주말,나는 그런 여행을 하지 않았던가,자연이 안내해 주는 대로 가다보니,자연이 주는 미술관들을 얼마나 많이 만났던가? 하늘의 구름을 보면서 루벤스의 넉넉함을 느낄 수 있었고,이른 추수를 한 논을 보면서 고흐의<낮잠>이란 작품을 떠 올렸으니...
<길을 잃어야 진짜 여행이다> 라는 책은 책 속의 내용보다 제목이 던져 주는 화두가 나에게 더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여행에 대한 매너리즘 속에서 다시 빠져 나온 기분이 들었으니.. 이렇게 나의 마음이 정리(?) 가 되고 나서야 그녀의 여행기가 조금더 궁금해 졌다. 사실,이 책은 여행기라기보다,그녀의 생각이 담긴 일기같은 글이란 생각이 들었다. 물론,떠나간 낯선 곳에서의 글들이 대부분이니,당연히 여행기라고 할 수 있겠으나 여행지에 대한 감상보다,그 감상이 바탕이 된 저자의 마음에 대한 단상들이 더 많이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리라. 이전의 책들도 그러했지만,그녀가 소개해 주는 화가 혹은 그림에 대한 설명은 좋았다. 주관적인것 같으면서도 객관적인 시선들,콜비츠 혹은 고흐에 대해 가질 수 없었던 생각들,교토정원 이야기까지..
그녀의 글을 따라 읽다 문득 든 생각은,여행이란 단어에 '인생'이란 말을 넣어 보게 되였다는 것이다. 여행의 달콤함,혹은 멋진 풍경에 대한 스케치보다 그 속에서 '사람들'-과거의 인물이든,현재를 살아가는 인물이든,에 대한 이야기를 파노라마처럼 듣고 있다는 느낌때문이었으리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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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미라는 시인에 대해서는 들어보기만 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유명한 시집에 대해서도 들어보기만 했다.
그당시에는 그런 것이 '도발'로 느껴졌을지 모르지만 보수적인 대한민국에서만 그랬을터, 나의 입장에서는 전혀 도발이라고 느껴지지 않았던 것 같다. 하지만 그녀에 대한 관심은 내 주변에서 그녀의 솔직한 글을 칭찬하는 이들의 이야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솔직히 시는 익숙치 않았기에 나는 그녀의 글을 에세이로서 먼저 접하게 되었는데 이토록 자신을 드러내는 글쓰기를 하는 작가에 대해서 나는 한국에서 본 적이 없었다. 고집불통이고 엘리트적이면서 자신의 욕구를 드러내는 것에 대해 전혀 망설임이 없는 그녀의 여행기이자 예술감상문이자 리뷰들은 이 책에서 한껏 솔직함을 드러낸다. 그래서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놀라운 솔직함에 깔깔거리며 웃었고 통쾌함을 느꼈던 것 같다.
그리고 무엇보다 같은 여자로서, 고집이 있는 사람으로서 어떤 이상한 동질감을 느꼈다. 누군가의 일기에서 나와 똑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볼 때 느끼는 반가움이랄까. 표지가 조금 어색하긴 하지만 나의 취향의 책 디자인은 아니지만 90년대 스타일의 무언가가 나에게 촌스러움 그 이상의 향수를 불러일으켜서 나쁘지는 않았던 것 같았다. 90년대에 잘나가던 시인이니까, 그 스타일의 디자인을 쓴 것일까 이런 생각도 해본다. 어쨌든 재밌는 책이었다. 뿌듯한 독서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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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으로 유명한 그녀, 그 책을 읽어보지 못한 관계로 그때 나는 서른살은 저 머나먼 다른 나라 이야기였기에 거들떠도 보지 않았던 책이다. 그런데 지금 그책을 한번 찾아서 읽어봐야겟다는 생각이 든다.
산문집인데 1부는 국내의 신문과 잡지들에 기고한 여행과 관련된 글이고 2부는 문학, 미술, 영화등 문화 전반에 대한 에세이들이다. 그래서 다소 산발적인 배치가 엿보인다. 시간적 흐름도 아니요. 감정의 흐름도 아닌 어수선함이 있다. 하지만 작가의 색이 많이 엿보이는 글임에는 분명하다. 자신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숨김없는 글쓰기를 하시는 분인듯 하다. 여행 기행은 유럽에서 40일정도 체류한것과 2009년 버클리 초청으로 여류 시인 5명의 '런치포엠'이란 행사에 참석하면서 쓴 기록들인데, 여행의 기록들은 어떤 기행문을 읽어도 배아프다. 몹시 아프다. 내가 떠나지 못하고 있음이 억울하기까지 하면서 꿈을 꾸게 한다. 나도 언제쯤 떠나 볼랑가? 미술을 전공한 작가의 미술관기행이나 전시회 관람기 같은 원고 청탁이 많이 들어오나 보다. 어떻게 보면 예술은 통하는 느낌이다. 미술을 전하는 사람이 음악도 잘하고 글도 잘쓰는 경향을 보인다. 참 부러운 일이다. 내가 도전해보고 싶은 일중에 데생과 유화가 있는데 그림공부를 좀하고 유럽을 가보고 싶다. '꿈은 이루어진다' 기본적인 여행영어회화도 좀 공부해야하고 아~~갑자기 바빠진다.
솔직히 약간은 중구난방한 글들이 거슬리긴 햇으나 새로운 작가의 글을 읽어보았기에 만족하고 나의 여행에 대한 그리고 미술에 대한 자극제를 제공해 준것에 대해 만족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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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을 보고 생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