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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오는 길> 보통 우리는 '집에 간다'는 표현을 주로 쓰지 집에 오는 주체는 내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시집에서 시인은,
그래서 책을 읽는 사람도 함께
어렵게 살았던 그 시절,
고인이 되셨을 할머니에게 바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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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70년대 마을풍경을 사진이 아닌 시로 잘 표현한 시 모음집입니다 . - 아직도 산밭에는 : … 작은 밭을 다 매고 할머니는/ 비탈 뚝생이 애호박/ 앞섶에 담아 집으로 가신다/ 불씨를 급히 당겨 철판에/ 너부죽한 부침개를 부쳐오면/ 밭고랑에 호미를 내던지고/ 뜨거운 볕에서 참 맛나게 먹었다 … - 집으로 오는 길 : … 버스에서 혼자 내렸다/ 정류장 가로등도 차갑다/ 마중 길 끊긴 홀로 된 별밤이다/ 나뭇가지에 걸린 비닐봉지/ 바람에 바스락거리고/ 길가에 마른 풀잎만 반긴다/ 빈집은 그림자처럼 서 있고/ 숙경이네 방 한 칸 불이 켜졌다 - 저녁 : 호박 잎사귀에서/ 소롯소롯 소리가 난다/ 치맛자락에 담아오던/ 까끌까끌한 호박잎/ 마당에 들어선다/ 콩 잎사귀에/ 도란도란 소리가 난다/ 풋콩 맷돌에 들들 갈려/ 푸릇한 콩물은 뭉글뭉글/ 새하얀 두부가 되었다/ 아궁이에서/ 타닥타닥 소리가 난다/ 무쇠솥 김이 오르고/ 장작불 된장국이 바글바글/ 어스름 어둠이랑 끓고 있다 - 벼 벤 논에서 : 갈잎이 서걱서걱 스스삭거린다/ 벼 표기는 제 할 일 다한 듯 누워있고/ 새들은 서둘러 둥지로 돌아간다/ 싸늘한 늦가을 온몸에 스민다/ 마른 논의 틈새처럼 벌어진/ 손부리는 아릿아릿하고/ 농사일로 잔뼈 굵은 아버지는/ 그제야 허리 한 번 길게 편다/ 벼 벤 논 위 붉은 노을/ 아름다운 농부의 저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