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감독은 그 누구보다 이야기로 사람들을 매혹시키고 싶어 한다. 내가 〈명량〉을 만드는 데에 4년을 매달린 것도 그 때문이다. 누구나 다 아는 사람, 더군다나 민족의 영웅으로 존경까지 받는 인물로 이야기를 만들 때에는 누구나 다 아는 뻔한 영웅 서사가 오히려 망하는 지름길이다. 실패하지 않는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서는 조금은 다른 기획적 전략과 포커싱이 필요하다. 모두가 알지만 한 번도 관심을 제대로 기울이지 않았던 이순신의 해상액션을 서사의 중심에 놓으려 했던 것이 바로 그 이유다.
이 책은 역사적 기록의 부재 속에 놓인 해상액션의 팩트와 픽션 사이를 줄타기했던 내 전략을 훤히 들여다본 느낌이다. 천만 명의 마음을 사로잡는 스토리텔러가 되고 싶다면 이 책 《천만 코드》를 여러분께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