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1학년 때, 그의 학급번호는 67번이었다. 어느 날 영어시험을 보고, 그 성적을 선생님이 한사람씩 차례차례 불러주었는데, 시험이 어려웠었는지 만점자가 나오지 않았다. 40점 만점인 시험이었는데, 공부에서라면 둘째가라면 서러워할 친구들도 마의 39점 벽을 넘지 못하고 그렇게 40분이 흘러갔다.
1번부터 66번까지 성적이 공개된 뒤, 선생님이 “67번 박제완 40점!”이라고 말했다. 친구들은 모두 입이 벌어진 채 그를 바라다보며 선생님과 함께 우렁찬 박수로 축하해 주었다. 그때부터 영어에 대해 자신감이 생겼다.
그는 영어 공부의 정석을 걸어온 사람은 아니다. 영어에 관한 학위도 없고, 유학을 다녀온 적도 없다. 직업적으로 영어를 가르친 적도 없으며, 취업을 위한 필수요건이라는 토익점수도 내게는 없다. 이 모든 불행(?)은, 영어는 곧 생활이자 즐거움이 되어야 한다는 그의 사고에서 비롯된 것이며, 그 생각의 뿌리는 철없던 시절의 만점사건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모국어가 아닌 외국어를 즐거운 마음으로 대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이 땅 위에서 진정 축복이다. 아울러 그러한 축복을 생활 속에서 만끽하도록 해준 것은, 바로 케이블 TV, 영화, Google, 영자 신문, UCC 같은 싱싱하고 활기 넘치는 교재들이었다. 바로 여러분 주위를 오늘도 배회하고 있는 그 친구들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