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서울대 ‘82학번’의 1980년대 고백
이 소설은 내가 본 가장 정직한 1980년대라는 시대의 증언이고, 그 시대의 젊은 주인공이었던 ‘82학번’의 고백이다. 구질구질한 이야기도 숨기지 않고 썼다. 잊어버리고 싶은 부끄러운 기억도 되살려내었다. 자신들의 무지(無知)와 유치한 허세를 인정하고, 피해의식과 부채의식이 뒤섞인 내면도 들여다보았다. 한쪽은 찌그러지고, 다른 한쪽은 부풀려진 기괴한 자의식(自意識)도 있는 그대로 드러내었다.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작가는 여성인데, 소설 속의 ‘나’는 남자라는 사실이다. 이런 일이 어떻게 가능한가? 아마 사물을 꿰뚫어보는 작가의 직관(直觀)이 대단하리라. 놀라운 성공이고, 승리가 아닐 수 없다. ‘82학번’, 사실 우리는 아직 이 괴물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모른다. 우리는 ‘무식하고 건방진 놈들’이라고 욕을 하면서도 그들을 떨쳐내지 못한다. 우리는 여전히 어쩔 수 없이 그들의 친구로 살아가고 있다. 이제 그들이 환갑이 되었다, 지금이야말로 그들이 ‘철이 들어야’ 할 때, 이 소설이 나왔다. 우연이 아니다. ‘서른 잔치는 끝났다’는 시(詩)가 나온 지 30년이 지나서 이 소설이 나온 것 역시 우연이 아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