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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살쯤 되어 보이는, 슬픈 눈을 한 소년이 화면에 나타나더니 나직하게 말했다. "어머니. 아버지. 설명드려야 할 일이 하나 있어요."소년의 배후에는 텅 빈 푸른 하늘이 펼쳐져 있을 뿐이었다. 앤절라와 빌은 말 없이 화면을 응시하며 해설자의 목소리나 자막이 이 영상의 의미를 설명해 주기를 기다렸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다음 순간 소년은 앤절라와 눈을 마주쳤고, 앤절라는 소년이 그녀를ㅊ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소년이 누구인지도. 앤절라는 빌의 팔을 부여잡고 속삭였다. 충격 탓에 머리가 어질어질했지만, 희열이 깃든 목소리로. "유진."소년은 고개를 끄덕였다.한순간 빌은 공포와 혼란에 사로잡혔지만, 곧 부모로서의 자부심이 부풀어 오르는 것을 자각했다. 그는 가까스로 입을 열었다. "시,시, 시, 시간 여행을 발명했구나!"유진은 고개를 가로저였다. "아녜요. 컴퓨터에 배아 유전자 프로필을 입력하고, 그 컴퓨터가 인간으로 성장한 해당 배아의 모습을 시뮬레이션하는 광경을 떠올려 보세요. 그런다면 굳이 시간 여행을 동원하지 않아도 외삽을 통해 실현 가능한 미래상들을 알아낼 수 있잖아요? 방금 예로 든 컴퓨터들은 모두 현재에 존재하지만, 그보다 훨씬 더 뛰어난 성능을 가진 컴퓨터가 현재가 아닌 잠재적인 미래에 존재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