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6년 맨해튼 아리랑 식당에서 선생님을 처음 뵈었다. 영화를, 영화배우를, 얼마나 좋아하시는지를 알게 됐고, 전라도 사투리가 그렇게 어울리는 멋쟁이를 처음 봤고, 대단한 이야기꾼이라는 것도 눈치챌 수 있었다. 그날 선생님 얘기에 너무 빠져서 식당 문 닫을 때까지 버티다 그것도 모자라서 며칠 더 만났다. 그때 선생님을 또 보고 싶고 또 보고 싶고 했던 것은 주로 사는 얘기들과 선생님이 실패했다고 생각하시는 사랑 얘기들이어서 무슨 다큐멘터리 영화 보는 것 같이 신기하고 재미있었다. 선생님은 얘기가 많으신 분이었다. 내가 선생님 그림을 왜 좋아하는지도 그때 알았다. 선생님 그림에는 얘기가, 매력이, 다른 게, 있었다. 선생님이 그러셨다. 천경자라는 사람이.
“선생님! 지금까지도 제겐 선생님이 최고의 화가, 최고의 멋쟁이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