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심하고 모험을 싫어하는 온건보수파 성향에 어울리지 않게 지난 10년 동안 혁명적인 삶을 살았다.
이화여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모 방송사 시사교양국에서 교양 없이 발랄한 프로그램만 만들 때는 어느 정도 예측 가능한 인생이었지만, 서른셋의 어느 날 떠나고 싶다는 원초적 본능에 충실, 도쿄행을 선택했다. 학구열도 빈약하면서 꾸역꾸역 들어간 서른여섯의 박사 1년차 때 재일교포 남편과 도쿄 레인보우 브릿지를 배경으로 웨딩마치를 울렸다. 그리고 1년 후 이집트 특파원으로 발령받은 기자 남편을 따라 카이로로 오게 된 것이 모든 사건의 발단이었다. 카이로에 있는 일본인 사회에서 기자 부인을 뜻하는 ‘프레스 마담’으로 불리며 버라이어티한 이집트 생활을 시작하게 된 것이다.
피라미드밖에 몰랐던 미지의 땅, 무지의 땅 이집트. 화나는 일이 너무 많은 동네였지만 어느덧 그 매력에 몰두하고 있었다. 방송작가 생활 10년 동안 단련된 ‘아이템 보는 눈’, 맛있는 음식 먹으며 수다 떠는 낙을 최고로 여기며 갈고 닦은 ‘미각’, 여기저기 카메라를 들이대며 멋진 장소를 발굴하는 ‘헌팅력’, 빠르고 잰 걸음으로 발로 뛰는 ‘취재력’으로 이집트의 예쁜 구석구석을 찾아낸 것. 왕성한 호기심 덕분에 발견해 낸 이집트의 재미 하나둘 아이템 저장고에 쌓았다. ‘다큐멘터리’처럼 심도있는 이집트 분석이 아닌 살아보지 않고는 접할 수 없는 ‘개그’같은 이집트의 실상을 ‘버라이어티 수다’로 풀어내 『1000일간의 아라비안나이트』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