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 서점의 베스트셀러 코너를 장식하는 수많은 책들이 하나같이 당신은 특별하며 소중한 존재라고 말할 때, 누군가 한 명쯤은 ‘당신 평범해요. 하나도 안 특별하다구요. 근데 그게 뭐 어때요?’ 이렇게 말해주는 작가가 있었으면 좋겠다. 그게 다른 이가 아닌 내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제 들어도 좋은 말
『보통의 존재』를 통해서 나는 평범한 생의 아름다움을 찾고 싶었습니다. 고통과 불행이 잇따르고, 영원한 사랑이 존재하는 것도 아닌 생에서 아름다움은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요.
보통의 존재
나는 책을 아주 단순하게 이해한다. 글로 승부하는 책과 내용으로 승부하는 책. 나는 전자를 더 좋아하는데 그래서 신경숙의 『외딴방』을 사랑한다. 별다른 이야기 없이도 글이 자아내는 분위기에 취하다보면 어느새 책이 끝나 있으니까. 만화도 마찬가지다. 스토리로 승부하는 책도 좋지만 이 『동경일일』(전3권)처럼 단지 한 페이지 한 컷을 보는 것만으로도 책이 풍기는 무드가 독자를 압도하는 작품을 만나게 되면, 남에게 권하지 않을 수 없다. 어느 흐린 오후에, 모처럼 나만의 시간이 생겼을 때, 30년간 만화 편집자로 일해온 주인공의 시간 들을 쫓다보면 이 책을 펼치기 전에는 누리지 못했던 여유와 느긋함이 당신을 찾아올 거라 장담한다. 마치 주인공을 닮은 약간의 기분 좋은 우울감과 함께.
식 좋아하는 나의 ‘먹는 인생’은 분명히 이 책을 읽기 전과 후로 나뉠 것 같다. 읽기 전의 내겐 비스킷이든 스콘이든 다 똑같은 음식이었다. 앞으로는 이 두 음식을 마주할 때마다 20세기 초 미국 조지아주에 살았던 흑인들의 삶과 그들의 식문화를 떠올릴 것을 생각하니, 이 한 권의 책이 내게 준 것이 얼마나 많은지 가늠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 책이 음식이라면, 나는 여지껏 이렇게나 성대한 만찬을 접해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문학과 음식에 관한 재미와 지식의 보고. 이렇게 맛있는 책을 나는 정말 드물게 만난다.
생각해 보라.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우선 나부터 그 일에 상당한 가치와매력을 느껴야 할 것인데, 내가이 나이가 되도록 생을 포기하지 않고 살아가는 이유는 삶이 너무 찬란해서도 아니고, 세상이 내게 무슨 엄청난 행복을 주기 때문도 아닌데 대체 무슨 말로 어떻게 남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을까 생각하면 머릿속이 순간 아득해지고 마는 것이다.#리딩스타트
p.29415, 14, 13, 12,11, 10.....언젠간 가시겠지.언젠간 가셔서 이 모든 게 사라지고 모든 것이,애초부터 존재한 적조차 없었던 것처럼기억이 희미해질 때까지 남은 생을 홀로 살아가야 할지도 모르겠지.하지만 오늘은 아니다.오늘은 여전히,내가 사는 곳 가까이에 나를 낳아주신 어머니,아버지가 살아계시고,우리는 지금껏 그래왔듯 따로 또 같이서로를 보살피며 이렇게 살아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