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미는 유니크한 시인이다. 그의 태생과 지향은 동시대적 흐름 너머에 있다. 그의 시에는 그 무엇으로도 포섭할 수 없고, 포착할 수 없는 지점이 있다. 그의 첫 시집 『맑고 높은 나의 이마』는 빛을 삼키는 빛의 시집이다. 때로 그의 시편들은 빛이 빠져나가는 한순간과 그 순간이 다른 빛으로 채워지는 기적 같은 찰나, 그 자체이기도 하다. 스스로 빛이 되기를 거부하면서, 손바닥에서 칼이 자라나도록, 스스로의 빛을 걸러내면서, 오롯이 빛이 현현하는 찰나-‘그 자체’이고자 하는 시. 이 무시무시한 불가능에 시인은 ‘전면과 직전’으로 대응한다. 현란하고도 부박한 시절, 촛불처럼 일렁거리지 않는 맑고 높은 직심(直心)의 시인. 김영미는 과연 유니크하다. 뇌리를 떠나지 않을 첫 시집을 친견하는 이 영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