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국영 노래 제목이기도 한 이 소설집은 홍콩에서 살아보고 싶다는 막연한 꿈을 차고 넘치게 충족시켜준다. 일단 책을 펼치면 홍콩의 향기가 난다. 태풍 전야의 꽃향기, 다디단 비파나무 열매, 찹쌀닭, 딤섬, 코코넛 밀크와 젤리 디저트, 그리고 습기 가득한 수영장의 바람까지 순식간에 우리를 홍콩으로 데려간다. 오고 가는 사람들은 물론 거리의 개와 고양이에 이르기까지 모두 저마다의 사연을 품고 있는 것 같다.
홍콩의 색채는 또 어떤가. 붉은 나비 모양 머리핀을 하고 알록달록한 아이스크림을 든 채, 차찬텡에서 아침도 먹고 저녁도 먹고 하루 내내 누군가를 기다려도 전혀 지루하지 않을 것 같다. 소설 제목부터 각 챕터 제목에 이르기까지 장국영의 노래와 함께라면, 이보다 더 멋진 여행이 있을까. 그가 직접 등장하는 소설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더 또렷하게 그가 떠오른다. 어쩌면 그가 살아서 《유심인》을 읽었다면, 한 챕터 제목처럼 가벼운 미소를 띠고 이렇게 얘기했을 것이다. ‘많은 걸 바라지 않아.’(무수요태다, 無需要太多)