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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열 달 동안 한 몸이던, 그러고도 한참을 내 품 안에 있던 아기는 이미 우리의 세상에서 한 발을 뺐다. 윤슬이는 요즘 나에 게서 부쩍부쩍 멀어지고 있다. 내가 모르는 친구, 내 허락을 받 지 않은 약속, 내가 사 주지 않은 펜과 머리핀, 화장품, 닫힌 방문 너머에서 들리는 통화 목소리, 나에게는 말하지 않는 고민, 기쁨, 슬픔, 분노 들. 적당히 눈치채기도 하고, 조심스럽게 물어보기도 하고, 모르는 척 넘어가기도 했다. 윤슬이는 윤슬이의 시간, 윤슬이의 공간, 윤슬이의 인간관계를 만들며 자신만의 세상으로 조금씩 조금씩 걸어가는 중이다. 그 걸 잘할 수 있도록 지켜보고 기다리고 돕는 게 내 역할이라는 것 을 안다. 하지만 떠나보내려고 시작하는 관계가 있을까. 아무것도 남지 않을 것을 알면서 모든 것을 쏟아붓는 관계가 또 있을까. 나는 윤슬이의 휴대폰을 보지 않기로 했다. 그러자 윤슬이가 더 보고 싶어졌다. 윤슬이의 마음은 지금 어디 있는 걸까.#리딩스타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