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인생의 세 거장, 그리고 영원한 스승 표재순 선생님
드라마 ‘복녀’를 녹화하던 날이었습니다. 청천벽력 같은 어머니의 비보를 접했지만, 저는 주연 배우로서 임종도 못 보고 빈소에도 가지 못했습니다. 이때 선생님께서 제게 다가와 손을 꼭 잡으셨습니다. “빈소는 내가 먼저 가마. 잘 지키고 있을 테니 너는 녹화를 잘 끝내고 오너라. 너는 이제 진짜 배우가 된 거다. 부모가 돌아가셔도 무대를 지켜야 하는 것이 배우의 운명이다.” 자책감에 무너져 내리던 저를 슬픔에서 건져 올려 진짜 배우로 마주하게 해주시고, 스승으로서 빈소까지 먼저 지켜 주셨던 그 크신 사랑을 지금도 매 순간 가슴 깊이 새기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선생님이 계셨기에 오늘의 배우 유인촌이 존재할 수 있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