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은 어느 독서 모임에서 《체 게바라 평전》을 읽으면서 퀴즈로 체 게바라가 어느 나라 사람이냐고 물었더니 '쿠바 사람'이라는 대답이 절반쯤 되더군요. 아르헨티나 출신이라는 사실이 나와 있음에도 말이죠. 그건 그렇다고 할 수 있습니다. 체 게바라가 왜 쿠바 혁명에 뛰어 들어갔는가. 그는 왜 쿠바 혁명에 성공한 다음에 다시 다른 나라의 게릴라 투쟁에 뛰어 들어갔는가. 이런 질문에 자신의 해석을 말하는 사람은 다섯 중 하나가 될까 말까 했습니다. 특별히 독창적인 견해를 질문한 것이 아니라 책을 읽으면 충분히 추론할 수 있는 질문인데 말이지요. 책을 읽은 후의 소감을 듣는데, 어떤 대학생이 "체 게바라처럼 나도 열심히 살아야겠다. 열심히 공부해서 토익 시험 고득점을 맞겠다."라고 하더라고요. '열심히' 한다는 것 말고 무슨 공통점이 있을까요? 억압 받는 민중을 위해 목숨 바친 혁명가의 전기를 읽고 생각한 게 토익 고득점이라니, 아무리 독서는 각자 자유롭게 하는 것이라지만 씁쓸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토익 시험이 나쁘다는 것이 아니라, 어쩌면 이렇게 책에서 지적 자극을 받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국 그의 독해력 문제입니다. 그는 이 책에서 체 게바라의 삶이 의미하는 것, 작가의 주제, 의도 등에 전혀 다가가지 못한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