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관대학교에서 경제학과 일본학을 전공했다. 졸업 후 번역 에이전시에서 근무하다 꿈에 그리던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책 한 권 한 권 정성을 다해 번역하려고 노력한다. 옮긴 책으로는 『한 장의 미래 지도』, 『조인트 사고』, 『일 잘하는 리더는 이것만 한다』, 『광장의 목소리』, 『1등의 전략』 등이 있다.
너무도 작고 무방비한 아기는 지켜야 할 존재라는 감각을, 앞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의지를 강제로 불러낸다. 사람들은 이 런 감정을 모성이라고 부르는 걸까. 그 단어가 왠지 꺼림칙해 리키는 그 증거가 될만한 감정마저 밀어내려 했지만, 이미 그 것은 리키 안에서도 분명히 자라고 있었다. 이성과 감정의 균 형이 아기라는 존재 앞에서 서서히 무너져 갔다. 리키는 침대 등받이에 기대어 두 아이를 번갈아 바라봤다.
한 명의 '여자'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모토이의 아내도, 애 인도 아닌, 하물며 오이시 리키라는 개인도 아닌 존재. 자궁을 가진 생명체로서의 여자, 혹은 아이를 낳는 기계. 자신의 생식 기관을 이용해 일면식도 없는 타인의 아이를 낳아준 여자였다. 모토이의 아이가 아니라 전 애인 히다카의 아이, 혹은 대화 가 잘 통하던 다이키의 아이였다면 이렇게까지 허무하진 않았 을까. 그런 생각이 스쳤다.
그는 부모에게서 유전자를 물려받고, 부모는 또 각자의 부모 에게서 물려받았다. 그렇게 이어져 온 것이었다. 오랜 시간 축 적되어 흘러온 유전자의 사슬을, 내 대에서 끊어버린다는 생각 이 두려웠다. 아니, 두려움만은 아니었다. 죄책감이었다. 자신이 이혼하고, 다시 결혼하는 선택을 한 탓에 그 긴 흐름을 스스로 끊어버렸 다는 감각.
그렇게나 유코를 생각하는 마음이 켰는데, 유코가 떠나고싶 다고 한다면 그냥 이혼한 채로 있어도 되겠다는 생각마저 하기 도했다. 두 사람 사이의 아이를 갖고 싶다는 강렬한 소망이 어느샌가 변질되어 두 사람 사이를 갈라놓고 있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리키가 임신한 이상 이제 이 사태를 멈출 수는 없다. 주사위는 던져졌다.
유코는 괜찮다는 는 끄덕여 보였다. 다양한 사람이 고 다양한 형태의 욕망이 존재하고, 다양한 관계가 손가 그러니 성이든 생식이든 동안 가지 정답만 있는 건 아니다. 그 생각 끝에 유코는 남편과 리키 사이에서 태어날 아이를 워보자, 그런 생각을 했다. 답답했던 가슴의 응어리가 풀린 듯한 획기적인 밤이었다.
하지만 저희에게 아이가 생기냐 마느냐는 시간과의 싸움 요. 적어도 쉰이 되기 전에 아이가 생기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그렇게 돼야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지켜볼 수 있으니까요." 시간과의 싸움. 요시코 이모가 했던 말과 똑같다. 다들 궁지 에 몰려있었다. "부탁드립니다. 저희는 시간이 없습니다. 정말로 이건 시간 과의 싸움이에요. 리키는 생각했다. 이사 가고 싶다. 이 생활에서 벗어날 돈이 있으면 좋겠다. 사실 그녀도 알고 있었다. 본인 또한 막다른 길 다다랐다는 걸. 리키는 크게 한숨을 내쉬고 고민하는 시늉 했다. 사실 마음은 이미 정해져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