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미술관에서 그림을 볼 때 그 작품이 언제부터 그 자리에 있었는지 생각하지 않는다. 마치 처음부터 거기에 있었고, 앞으로도 영원히 있을 거라고 믿는다. 그러나 세상에는 다시는 볼 수 없게 된 작품들도 있다. 모든 살아 있는 생명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손으로 남겨진 예술 작품 역시 태어나고, 살아가고, 사라지기도 한다.
이 책은 예술 작품이 사라지는 이유 중 하나인 절도와 약탈의 사례를 소개한다. 수많은 뉴스가 쏟아지는 오늘날, 우리는 예술 작품이 도둑맞았다는 소식에 왜 관심을 두어야 할까? 비싼 그림 하나가 사라졌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이 있을까?
그림이 도난당한다는 것은 그 작품을 보고 감동할 기회를 잃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그 작품이 담은 기억과 시대를 도둑맞는 것이기도 하다. 예술품 도난은 그 안에 담긴 역사와 문화를 훔치고 빼앗는 행위다. 뉴스는 주로 잃어버린 미술품이 얼마나 비싼지를 강조하지만,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숫자로만 환산할 수 없는 가치다.
따라서 이 책에서 흥미진진하게 펼쳐내는 사건들을 따라가다 보면 우리가 정녕 도둑맞은 것은 무엇인지 되돌아보게 된다. 이를 통해 상실을 같이 기억하고 안타까워하며, 지금 만나는 예술 작품들의 소중함을 느낄 수 있다. 어쩌면 그렇게 우리는 작품이 살아 있다는 말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이 책을 읽고 미술관을 걸어보자. 상실의 의미를 알면 새로운 만남은 더욱 풍성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