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컴퓨터나 데이터센터에 꽂혀 있는 빼곡한 전자기판들에서 수많은 발광 다이오드가 반짝거리는 걸 보노라면, 사람의 머릿속에서도 뉴런이나 신경세포들이 저렇게 반짝거리면서 생각이라는 걸 하고 있겠구나 생각하게 되는데, 때로 익숙한 경로를 벗어나 머나먼 서버 모듈과 접속하며 새로운 반짝임을 만들어 낼 걸 상상하면, 밤하늘에서 전혀 새로운 별자리를 찾거나 전대미문의 은하계를 만난 것처럼 경이롭다. 열 명의 내로라하는 소설가가 각자의 익숙한 경로에서 벗어나 새로운 불빛들을 이어가며 시어를 조탁해 냈다는 것은 기념비적인 사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