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소설집에 실린 작품들은 삶을 거듭해서 살아보는 방식으로 쓰인 것만 같다. 충분히 재현될 때까지 에두르는 법 없이 계속 써내 보이고 말겠다는 결의 같은 것을 느끼고 말았다. 그런 의지에도 불구하고 엉망인 세상을 살아가느라 ‘나’ 역시 엉망이 되는 일을 피할 수는 없지만, 그런 나의 곁에는 나를 있는 그대로 봐주는 사람이 있기에 녹다운되었던 몸을 일으켜 빛이 보이는 쪽으로 다시 걸어갈 수 있다. 그렇게 삶에서 누릴 수 있는 아주 사소한 즐거움들을 향유할 능력을 잃지 않고 다가올 미래를 위해 조금이라도 더 나은 소망을 품으며 이 이야기들은 갱신된다. 무엇보다도 이 엉망인 세상에 대한 존중을 버리지 않는 점이 대단하다고, 대단히 아름답다고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