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길동이 ‘아버지’라 부르지 못했던 한(恨), 춘향이 매를 맞으면서도 끝까지 지켜 낸 절개, 그리고 어린 왕자가 여우에게서 배운 ‘길들임’의 의미. 이 모든 이야기는 단지 옛날이야기에 머무는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어린이들에게도 여전히 유효한 인간의 이야기이며, 그 이야기 속에서 어린이들은 공정과 불의, 사랑과 책임, 용기와 지혜가 무엇인지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습니다.
이 책은 단순히 고전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습니다. 어린이들이 고전 텍스트를 꼼꼼히 읽도록 이끌고, 그 안에 담긴 역사와 사회, 그리고 인간의 삶을 함께 생각해 보도록 돕습니다. 나아가 어린이들이 자신의 언어로 그것을 표현하도록 이끄는 데에 그 목적이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인문학 교육의 본령이라고 생각합니다.
49년 동안 한글과 우리말을 연구하며 훈민정음 창제의 정신—모든 이가 글을 통해 생각을 나누고 서로를 이해한다는 정신—을 삶의 화두로 삼아 온 저로서는, 이 책이 바로 그 정신의 현대적 실현이라고 확신합니다. 어린이들이 우리 고전을 통해 우리 문화의 뿌리를 느끼고, 동시에 세계 고전을 통해 인류 보편의 가치를 발견하도록 하는 것, 이것이야말로 오늘날 한글 교육이 지향해야 할 길이라고 믿습니다.
이 책을 손에 드는 어린이들에게, 그리고 이 책을 곁에 두어 주실 부모님과 선생님들께 이 책을 진심으로 권해 드립니다. 고전은 낡은 것이 아니라 아직 충분히 읽히지 않았을 뿐입니다. 이 책을 통해 그 보석 같은 이야기들이 어린이들의 마음속에서 다시 살아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