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색채』는 소설의 전통적인 서사 구조를 교란하고 있다. 하나의 집약된 주제를 구현하기 위해 대단원까지 정점을 향해 내달리는 근대 소설의 문법에서 벗어나, 대안과 전망이 부재하는 한국 사회의 디스토피아적 풍경을 담담하게 묘사하고 있다. 특히, 서동욱은 미래에 대한 희망과 목적을 바탕으로 ‘완성’된 서사를 구축해 갈 수 없는 이들의 사연에 주목하고 있다. 그 어떤 감상적 장치도 사용하고 있지 않지만, 소설집을 다 읽고 나면 가슴이 먹먹해지는 이유이다. 이 소설집은 명사형 인간으로 정립되지 못한 존재들, 오로지 부사와 형용사적인 표현으로만 자기 존재를 드러낼 수밖에 없는 이들을 위한 문학적 응시이다. 어쨌든,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삶을 살아갈 수밖에 없는 이들과 함께하는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