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는 세상의 모든 것이 인간을 섬겨야 한다는
정설을 깨뜨리러 세상에 왔다.”
나는 고양이에 대한 세상의 모든 명언 중 록밴드 슬립낫의 베이시스트 폴 그레이가 남긴 이 말을 가장 좋아한다. 고양이와 단 하루라도 함께 지내본 인간이라면 알 것이다. 세상의 중심은 사람이 아님을. 고양이라 불리는 이 생명체의 개성과 현명함, 아름다움은, 너무도 빈번하게 인간의 삶에 거대한 파장을 불러일으킨다는 점을. 유감스럽게도 깨달음은 언제나 늦게 당도한다.
이 책의 저자는 가족의 일원이었던 사랑하는 고양이의 죽음을 마주한 뒤 비로소 존재로서의 고양이를 반추한다. 갖가지 사연으로 가족 구성원에 합류하게 된 네 마리의 고양이들은 인생의 희로애락을 함께하며 저마다의 방식으로 삶의 풍경 속에 스며든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저자의 솔직함이다. 인간이 아닌 존재와 예고 없이 반려의 삶을 시작하게 된 자의 두려움과 당황스러움, 인간과 태생적으로 다른 라이프사이클을 가지고 있기에 더 이른 소멸을 지켜보는 과정에서 느끼게 되는 날것 그대로의 감정을 가감 없이 기록한 이 책은, 그 모든 다름을 넘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로서의 고양이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 고양이가 인간의 삶에 가장 소중한 선물이 될 수밖에 없는 이유를 고백한다. 고양이와 함께하는 삶이란 어떤 것인지 알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일독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