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남도에서 태어났다. 충남대학교 철학과를 다니며 시사 만화가로 활동을 시작했고, 졸업 후에는 [보물섬], [소년한국일보], [행복의 샘] 등에 만화를 연재해왔다. 그동안 ‘운평만화공모전’, ‘동아·LG만화공모전’, ‘서울만화전’ 등에서 작품상을 받았고, 작품집으로 『하수와 고수』, 『자장면과 바나나』, 『만화로 배우는 부처님의 지혜』, 『올빼미 서당 1, 2』 등이 있다.
좋은 경험보다 다양한 경험이 더
1981년 겨울밤 대전 원동 사거리에서 대동 사거리 쪽으로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두 젊은이가 어깨를 걸고 걸어가고 있었다. 다리가 약간 풀린 것이 만취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술을 마신 듯하다. 조금 더 큰 청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시인고오사아아니이이 하음응차아 떠어나아아느으은 소오리이에······.”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조금 덩치가 작은 청년이 외쳤다.
“이히이잇히이······.”
그랬다. 둘은 죽이 잘 맞았다. 한 명이 기타 줄을 튕기며 동물농장을 연주하면 또 한 명은 여기에 호응하여 추임새를 넣으며 동물 소리를 냈다. 개 소리, 고양이 소리, 닭 소리, 특히 까마귀 소리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가 없었는데······.
덩치가 큰 쪽이 조금 더 꿈이 특별했다. 만화가가 되겠다고 했다. 덩치가 작은 쪽은 자기가 훗날 조금은 양심적인 글을 쓰고 싶지만 우선 당장은 취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세월이 흘렀다. 정말 한 친구는 만화가가 되었고 한 친구는 학원계에서 최고의 강사로 드날리다가 은퇴를 한 후에 자신의 말대로 글을 썼다. 조금은 양심적인······.
살아가는 데 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좋은 경험보다 다양한 경험이라고 한다. 글도 그렇다.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얼마나 전형을 잘 떠서 형상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소설집 『개장수』에 대한 내 느낌이 그랬다. 작가 오효진이 3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교육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픽션이라는 옷을 입혀 소설화시켰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리얼리티가 살아 깊이 있고 읽는 데 부담이 없었다.
소설집 『개장수』는 거대 담론을 추구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실험적인 것도 아니고 삶을 성찰한 것도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선생, 학생, 학원 강사, 재수생 등이지만 그렇다고 교육 소설도 아니다. 그저 오직 인간에 대한 글이다. 하지만 인간들의 민낯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읽는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리라고 믿는다.
친구 오효진이 소설집을 낸다고 할 때 처음엔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었다. 전업 작가도 힘든 소설을 10편씩이나! 그런데 한 편 두 편 읽다 보니 그것은 괜한 기우였다. 읽는 데 아무런 저항감이 없었으니까. 이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인 공력도 있겠지만 그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문학에 대한 갈망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여 큰 박수로 앞날을 기대하네.
2026년 봄 서산 한머리 작업실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