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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작가의 말 진짜 사나이 파산자 개장수 이근직 나까무라의 추억 대부(代父) 강한넘 조금은 양심적인 상처 안녕, 영아 소설집 『개장수』에 붙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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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사기 치는 인간들보다는 개들이 더 순수한 거야. 제자들 돈 등쳐 먹는 도둑놈들보다는 똥개가 더 착하고 정직해. 똥개는 너희처럼 힘없는 사람들한테 치사하고 비겁한 짓은 안 한다구! 이 야만적이고 더러운 놈들아! 나는 비록 중간에 멈췄지만 누군가가 도둑놈들 때려잡을 때가 있을 거다. 반드시 그럴 때가 있을 거다. 반드시……!’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보았다. 공원에는 사람들의 변화는 없었다. --- 「개장수」 중에서 “인!” “인!” “인!” “인!” 나까무라의 교실은 거의 매일 ‘인’이라는 소리가 확성기처럼 메아리쳤다. 어질 인(仁)이 아닌, 참을 인(忍)이 학교 건물을 울렸다. 심지어 그는 자기네 반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본어 수업을 받는 다른 반 학생들도 처벌의 단골이었다. 핑계는 시험 성적이었다. 모의고사나 중간·기말고사가 끝나고 일주일 후의 일본어 수업 시간은 일명 ‘타작’ 시간이었다. 학생들이 매 맞는 것을 타작이라는 은어로 쓰였다. 한해 농부의 노고로 가을에 농작물을 거두는 타작이라는 낱말을, 학생들을 때리는 체벌 행위에 대신 붙여 쓰는 선생들만의 못된 전문 용어였다. --- 「나까무라의 추억」 중에서 “그래, 괜찮아……. 나는 괜찮아……. 앞으로 나는 조금은 양심적인 글을 쓸 거다. 조금은 양심적인……. 나는 의대생이 아냐. 나는 국문과 학생이야. 조금은 양심적인 글을 쓰는 국문과 학생이라구……. 흐흐…….” 버스는 병훈의 중얼거리는 소리를 알아들었다는 듯 앞을 향해 힘차게 달렸다. 차창 밖에 보이는 영운시의 풍경이 점차 멀어져 갔다. --- 「조금은 양심적인」 중에서 “그래······. 참 안타깝고 슬픈 일이지만, 상처 입은 사람들은 그들만의 눈물을 지니고 있군. 오랫동안 닦을 수 없는 아픔의 눈물을······.” 윤 원장은 중얼거리며 무거운 몸을 침대 위에 던졌다. 정말 피곤하고 특이한 일을 겪은 어젯밤이라고 생각하며 그는 천천히 눈을 감았다. --- 「상처」 중에서 그제야 김 사장은 그에게 속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정오가 12월 초에 자신을 찾아온 목적은 컴퓨터 계열 회사 취업이 아니라 50만 원 빌리기 위해서라는 것을‧‧‧‧‧‧. 어쩌면 그가 컴퓨터 계열 어느 회사에서 보조로 3개월 다녔다는 것도 거짓말이었을 것이다. 국성고등학교 선생들에게 10만 원씩 빌린 것처럼 나에게는 경제력에 맞게 좀 더 큰 액수인 50만 원이 적당하다고 우정오는 계산했을 것이다. --- 「파산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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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면 뒤에 숨겨진 인간의 민낯
그 지독하고도 서글픈 기록 그리고 ‘조금은 양심적인’ 희망 “허세, 상실감, 분노, 위선, 후회, 거짓말, 우월감, 자존심, 자발적 고통, 사랑과 연민” 이 감정들은 작가, 등장인물의 감정이자 작품을 읽는 독자들의 감정이다. 작가의 시선은 냉소적인 듯하면서도 그 깊은 곳에는 인간에 대한 연민이 흐르고 있다. 이 책은 교육이라는 특수한 공간을 무대로 펼쳐지는 인간의 욕망, 위선, 상실 속에서 아주 작은 구원의 가능성을 발견하려는 움직임이다. 지나간 사건과 사람 중에서 아름답고 행복했던 순간보다는 슬프고 고뇌로 가득했던 것들이 오랫동안 뇌리에 남는다. 저자는 그 과정에서 겪은 불편했던 일들과 어두운 감정이 인간을 더욱 성장시킨다고 말한다. 삶은 순간순간이 축복이고 기적이다. 있는 그대로의 오늘이 곧 축복이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삶이 조금 추하게 보이더라도 ‘슬픔’ 속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할 줄 아는 사람이 되기를 전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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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효진의 『개장수』는 선과 악을 단정 짓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옳다고 믿었던 선택이 흔들리는 순간, 사람은 어떤 모습으로 드러나는지를 스스로 느낄 수 있게 하는 소설집입니다. 읽는 동안 여러 장면에서 쉽게 책장을 넘기지 못하고 잠시 멈춰 서게 되었습니다. 34년 동안 교단에서 사람을 마주해 온 작가는 멀리서 판단하지 않고, 삶의 가까운 자리에서 이야기를 풀어냅니다.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욕심과 자기합리화가 인물들의 말과 행동을 통해 자연스럽게 드러납니다. 이 책을 덮고 나면 타인을 평가하기보다, 나 자신의 선택을 먼저 돌아보게 됩니다. 매일의 삶 앞에서 ‘나는 어떻게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피하지 않고 싶은 독자분들께 이 소설집을 권해 드립니다. - 김을호 (사단법인 국민독서문화진흥회 책읽는나라운동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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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집 『개장수』는 작가가 살아오면서 만난 사람과 겪은 사건 등을 소설의 세계에서 재창조한 작품이다. 일부러 포장하려 하지 않으면서 자기 안에 웅숭거리던 말을 곰국 끓이듯 오래 우리다가 풍자로 잘 엮어냈다. 최선과 진심을 다하여 빗고 있다는 것을 작품 하나하나에서 느낄 수 있다. 재미있고 짠한 오효진 소설의 매력에 독자들과 함께 뛰어들자고 말씀드리고 싶다. - 이학준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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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경험보다 다양한 경험이 더
1981년 겨울밤 대전 원동 사거리에서 대동 사거리 쪽으로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두 젊은이가 어깨를 걸고 걸어가고 있었다. 다리가 약간 풀린 것이 만취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술을 마신 듯하다. 조금 더 큰 청년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시인고오사아아니이이 하음응차아 떠어나아아느으은 소오리이에······.”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조금 덩치가 작은 청년이 외쳤다. “이히이잇히이······.” 그랬다. 둘은 죽이 잘 맞았다. 한 명이 기타 줄을 튕기며 동물농장을 연주하면 또 한 명은 여기에 호응하여 추임새를 넣으며 동물 소리를 냈다. 개 소리, 고양이 소리, 닭 소리, 특히 까마귀 소리는 그 누구도 따라올 수가 없었는데······. 덩치가 큰 쪽이 조금 더 꿈이 특별했다. 만화가가 되겠다고 했다. 덩치가 작은 쪽은 자기가 훗날 조금은 양심적인 글을 쓰고 싶지만 우선 당장은 취직을 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했다. 세월이 흘렀다. 정말 한 친구는 만화가가 되었고 한 친구는 학원계에서 최고의 강사로 드날리다가 은퇴를 한 후에 자신의 말대로 글을 썼다. 조금은 양심적인······. 살아가는 데 더 필요하고 중요한 것은 좋은 경험보다 다양한 경험이라고 한다. 글도 그렇다. 특별한 경험을 이야기하는 것보다 다양한 경험에서 얻은 지식을 얼마나 전형을 잘 떠서 형상화하느냐가 관건이다. 소설집 『개장수』에 대한 내 느낌이 그랬다. 작가 오효진이 34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교육 현장에서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픽션이라는 옷을 입혀 소설화시켰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리얼리티가 살아 깊이 있고 읽는 데 부담이 없었다. 소설집 『개장수』는 거대 담론을 추구한 것이 아니다. 그렇다고 새로운 것을 시도하는 실험적인 것도 아니고 삶을 성찰한 것도 아니다. 등장인물들이 대부분 선생, 학생, 학원 강사, 재수생 등이지만 그렇다고 교육 소설도 아니다. 그저 오직 인간에 대한 글이다. 하지만 인간들의 민낯을 더 생생하게 볼 수 있고 읽는 이들에게 공감을 불러일으키리라고 믿는다. 친구 오효진이 소설집을 낸다고 할 때 처음엔 약간의 의구심이 들었었다. 전업 작가도 힘든 소설을 10편씩이나! 그런데 한 편 두 편 읽다 보니 그것은 괜한 기우였다. 읽는 데 아무런 저항감이 없었으니까. 이는 학생들을 가르치며 쌓인 공력도 있겠지만 그동안 마음에 담아 두었던 문학에 대한 갈망이 한꺼번에 터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구여 큰 박수로 앞날을 기대하네. 2026년 봄 서산 한머리 작업실에서 - 강병호 (만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