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상회』에는 다양한 엄마가 구비되어 있다. 등이 굽고 불거진 뼈마디로 세상의 길을 열어준 우리의 엄마들이 들어 있다. 결혼 초부터 엄마엄마 하며 가슴팍을 파고드는 남편을 보듬어주던 관세음보살 같은 엄마가 있고, 백세 넘게 사는 시어머니가 미워 뿌려놓은 린스에 제가 미끄러져 머리통이 깨지는 어리숙한 엄마가 있다. 한국전쟁 때 미군에게 성폭행을 당해 미쳐버린 채 씨받이가 된 너머엄마도 있고, 그 너머엄마가 낳은 아들을 키운 석녀엄마도 있다. 전쟁의 비극을 빗겨가지 못한 여인들은 귀무덤에도, 귀먹은 항아리에도 등장한다. 한쪽 발이 짧은 장애를 비관, 바다에 빠져 죽으러 갔다가 사내가 던져준 구명보트에 의지해 새 삶을 사는 여인도 내 엄마와 닮았다.